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으로 사업이 전면 재검토중인 경기도 파주시 운정3지구 택지개발이 재개될 수 있을까?

최근 이 문제 해결을 위한 4자 협의체가 구성되면서 그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벼랑 끝에 내몰렸던 사업 재개에 일단 희망의 불씨가 켜졌다.

파주시 교하읍 와동리 일대 695만㎡에 3만2천가구를 건설하는 운정3지구 택지개발사업은 2009년 7월 보상 개시를 앞두고 LH의 사업 재검토 선언으로 중단되면서 토지주 1천706명이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좀처럼 해결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사태가 장기화되자 파주시, LH, 운정3지구 비상대책위원회, 황진하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가 최근 구성됐다.

4자 협의체는 8월까지 실시설계 용역을 완료하고 4월15일까지 상환대출을 포함한 금융구제방안을 마련하자는데 합의했다.

개발계획 승인을 받은 뒤 3년 이내에 국토해양부로부터 실시계획 승인을 받지 못하면 사업이 자동으로 취소된다. 운정3지구는 2008년 12월 개발계획 승인을 받아 올 연말까지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야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협의체는 LH측 3명, 주민대표 3명, 파주시 3명, 황진하 국회의원 측 2명 등 모두 11명으로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다음주부터 사업성 확보를 위한 원가절감 방안 협의 등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이번 협의체 구성과 합의 사항, 특히 실시계획 설계용역 완료 약속을 '사업 재개'로 받아들이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운정3지구 주민들은 보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 대토를 위해 토지 등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원금과 이자 상황에 허덕였다.

운정3지구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토지 수용 대상 주민 1천706명 가운데 1천45명이 모두 8천80억원의 은행 빚을 졌으며 불어난 대출 이자와 이를 갚기 위해 끌어들인 사채까지 합치면 1조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민 1인당 11억원 이상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며 부동산에 대한 경매처분도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2007년 132건에서 2008년 243건, 2009년 406건, 2010년 806건으로 매년 배 가량 증가하고 있다.

운정3지구 비상대책위 박용수 위원장은 "LH 이지송 사장에게 곧바로 실시계획 설계용역을 다시 발주해 8월말까지 완료한다는 약속을 받았고 이인재 파주시장과 황진하 국회의원도 금융구제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사업 재개에 대한 약속을 받지는 못했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정3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주민 희망대로 연내에 재개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LH의 부채 규모가 지난해말 기준 125조원으로 하루 이자만 1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인 데다 부동산 경기도 침체돼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사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4자 협의체 구성은 관계자가 협의를 통해 원가절감 등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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