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 누적 순익 92억원…전년 대비 50% 감소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지난달 3연임에 성공한 허정수 KB생명 사장(사진)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올해 푸르덴셜생명과 통합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부진한 실적회복과 화학적 결합 등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18일 KB생명 허정수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2018년 취임한 허 사장은 KB금융 계열사 CEO 임기 관행인 2+1(2년 임기 후 1년 연임)을 깨고 3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이를 두고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 작업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무통인 허 사장은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보),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후통합(PMI) 작업을 주도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4월 푸르덴셜생명 인수 당시 사업 안정화 및 밸류업을 위해 독립된 법인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시점부터 2년간 사명을 사용하기로 합의했으나 그 전에 양사가 합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이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양사 합병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통합까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KB생명이 푸르덴셜생명을 품는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은 KB생명보다 직원 수가 2배가량 많다.

KB생명의 부진한 실적도 고민거리다. KB생명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익은 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9.5% 줄었다. 같은 기간 푸르덴셜생명은 65.8% 늘어난 2천420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건전성 역시 푸르덴셜생명이 앞선다. 푸르덴셜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86.44%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KB생명의 RBC비율은 214.62%으로 국내 생명보험사의 RBC 평균인 303.5%를 밑돈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이 완료되면 자산 규모 기준 업계 7~8위권으로 올라선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총자산은 각각 22조4천470억원, 10조2천545억원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영업 채널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통합 이후 시너지가 기대된다”면서도 “KB생명이 피인수되는 모양새가 되지 않도록 실적 개선과 자본확충으로 덩치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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