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확대와 더불어 급성장 기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설치된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 에너지저장장치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설치된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 에너지저장장치 <사진=현대자동차>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전기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대한 관심 또한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폐배터리 관련, 이를 활용한 사업에 대기업 투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성장성과 더불어 최근의 ESG경영 트랜드와도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현대자동차는 자사 울산공장에서 회수한 폐배터리를 재사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를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하는 실증사업 개시 소식을 전했다. 현대차는 해당 사업을 통해 향후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계한 에너지저장장치 보급사업 추진도 모색 중이다.

LG배터리솔루션은 호주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엔바이로스트림과 협업을 진행하며, 재사용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 급속충전소를 자사 오창공장과 대전기술 연구원에 설치했다. 또 폐배터리 분해 및 정·제련을 통해 생산에 필요한 메탈로 재가공하는 선순환 체계도 구축해 지난해 중국 사업장에 적용했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법에 특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최초로 폐배터리에서 고농도 수산화 리튬을 추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수산화리튬은 니켈함량이 높은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에 있어 핵심 소재로 꼽히며, 전세계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늘며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중요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해당 기술을 통해 공급 안정성을 견고히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폐배터리 활용 사업이 아직은 연구개발 수준이란 지적도 있으나, 사업 자체 성장성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4천700개에 불과했던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가 2030년까지 8만개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폐배터리 지자체 반납 의무가 폐지절차를 밟고 있어, 민간부문에서 이를 활용한 사업 확대는 더욱 용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산부도 지난 18일 올해부터 2024년까지 폐배터리를 활용한 응용제품, 기술개발, 실증사업에 13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폐배터리 세계 시장 규모 또한 2019년 15억 달러(한화 약 1조 6천억)에서 2030년 180억 달러(약 19조7천억)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확대에 따라 필연적으로 폐배터리가 늘 것이기에 이를 활용한 사업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며 "아직 국내 폐배터리 사업이 걸음마 단계이나 대기업 중심 투자가 늘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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