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 해이수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사랑에 빠져 있거나 사랑을 상실한 이들이 겪는 시간”을 미얀마의 유적지 ‘바간’의 천년 고탑에 쌓인 시간으로 은유한다.

명과 연, 최와 희 네 명의 남녀는 시간과 기억이 적층되고 정지된 곳, 바간을 여행하며 감춰두었던 자신의 과거의 기억과 다시 마주한다.

그러므로 그들이 여행하는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다.

바간의 2000개가 넘는 탑들에는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천 년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그곳에 명과 연, 최와 희도 자신들의 비밀을 한 가지씩 더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단순히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사랑을 간직하는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안에는 저마다 기억과 비밀을 담는 탑이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소설에는 시간의 상징과 은유가 바간의 탑처럼 솟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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