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20조5천억원…올해 1조3천억원 증가
삼성증권 신용공여 한도 소진…키움증권도 관리 나서

신용공여 잔고가 지난해 3월 이후 계속 증가해 지난 11일 기준 20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신용공여 잔고가 지난해 3월 이후 계속 증가해 지난 11일 기준 20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광풍으로 빚을 내 투자(빚투)하는 신용거래융자 금액이 사상 처음 20조원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선 국내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추가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가 20조5천11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7일(20조1천222억원)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후 2거래일만에 4천억 정도가 더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말 19조2천213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1조3천억원이 증가했다.

신용융자잔고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으로 통상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개인 투자자의 신용융자 잔고도 늘어난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12월30일) 2,873.47에서 지난 12일 3,125.95을 기록하며 252.48P(8.7%) 급등했다. 11일 장중한때 3,200을 돌파하기도 했다.

연일 상승하는 코스피로 ‘빚투’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제한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13일부터 별도 공지까지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다만 기존 고객은 조건만 충족하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키움증권도 대용 비율 조정을 통한 한도 관리에 나섰다. 융자비율을 75%에서 70%로 줄이고 보증금률에 따라서 현금과 대용을 각 5%씩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 대형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자기자본3조원이상)에는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등의 목적으로 100%한도가 추가로 주어진다. 이 한도가 차면 일시적으로 증권사는 서비스를 중단한다.

문제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조정에 따른 하락폭이 커지면 개인투자자들은 반대매매의 위험성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약 급락장에서 반대매매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증시는 하락하고, 투자자들은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시장이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과열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해 언제든지 변동성 장세가 연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11일 기준 72조3천212억원을 기록했다. 예탁금이 증가하면서 개인들의 주식 매입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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