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수 사라지자 이색패키지 기획
뷔페 영업시간 단축돼 집으로 배달도
행사·파티룸 금지에 홈파티용 케이크

[현대경제신문 주샛별 기자] 호텔업계가 올 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종식만을 기다리며 송년회와 각종행사가 집중된 연말특수를 노렸으나 이마저도 코로나19 확산에 전면 금지되자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에 주요 특급호텔마저 캠핑과 이색 객실에 배달까지 하며 매출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적자의 늪에 빠진 호텔들의 불황탈피를 위한 무한변신이 눈물겹다. [편집자주]

객실에서 모닥불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더 플라자 호텔 시그니처 스위트 객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객실에서 모닥불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더 플라자 호텔 시그니처 스위트 객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객실을 캠핑존·사무실로…이색 패키지 판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들은 코로나19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색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더 플라자 호텔 객실에서 모닥불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내년 2월 28일까지 판매한다. 이 상품은 객실에 은은한 조명까지 더해져 마치 야외 캠핑장에 놀러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광화문과 덕수궁, 시청광장이 한눈에 펼쳐지는 시그니처 스위트 객실에 전기 벽난로가 설치돼 장작불을 보면서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다.

글래드 호텔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재택근무가 확산되자 호텔에서 안전하게 업무를 할 수 있는 ‘호텔로 출근해’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오전 8시 체크인, 당일 오후 7시 체크아웃 일정이다. 업무 중 커피 한잔으로 잠시 휴식할 수 있도록 달콤의 시그니처 드립백(10g)과 출출함을 달래기 좋은 오뚜기 스낵박스 1개도 함께 제공한다.

서울신라호텔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키즈 라운지 대신 객실에서 이용 가능한 안전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메리 윈터 키즈 패키지는 아늑한 객실에서 ‘마들린느의 크리스마스’ 북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크리스마스 장식 키트를 제공해 연말에 아이와 함께 나만의 캔들 센터피스를 만들 수 있다.

신라스테이도 연말 집콕족을 위한 비대면 상품을 선보인다. 실내에서 프라이빗한 휴식과 함께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방구석 취미’ 패키지를 판매한다. 평소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해 보는 디아이와이(DIY)를 경험할 수 있도록 디아이와이 취미 키트가 제공된다.

롯데호텔서울 관계자가 드라이브스루 픽업 존에서 호텔 메뉴를 고객에게 건네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호텔서울 관계자가 드라이브스루 픽업 존에서 호텔 메뉴를 고객에게 건네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뷔페 영업제한에 ‘투고·배달’ 서비스 나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자 호텔들은 오후 뷔페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투고(TO GO) 서비스 강화와 배달에도 뛰어들었다.

롯데호텔서울은 늦은 밤에도 집에서 호텔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더 나잇 플렉스’ 상품을 내년 12월 31일까지 선보인다고 이날 밝혔다. 거리두기 강화에 연말 홈파티 수요가 늘자 비대면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 유치에 나선 것이다. 안심 스테이크와 치즈 등으로 구성된 이번 상품은 롯데호텔서울 유선 전용 상품으로 1층 드라이브 스루 픽업 존에서 수령할 수 있다. 배달 서비스도 제공하며 거리에 따라 차등 요금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롯데호텔은 바닷가재와 달팽이, 양갈비 배달에도 나섰다.

연말까지 고급 코스요리 메뉴인 스타터와 스프, 해산물, 스테이크, 디저트, 안주류 총 6코스를 포장·배달 서비스로 제공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도시락을 시작으로 연말 홈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상품들도 개발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될수록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단체 송년모임을 최소화하고 실내에서 안심하고 홈파티를 즐기려는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투고 박스를 선보인다. 프리미엄 투고 박스는 중식과 일식, 양식으로 구성됐다. 픽업일 기준 하루 전까지 주문 가능하며 본관 1층 부티크 베이커리에서 수령하면 된다.

워커힐호텔은 르 파사쥬의 ‘오픈키친’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워커힐의 대표 레스토랑 피자힐의 인기 피자메뉴를 포장할 수 있는 투고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워커힐 관계자는 “최근 외부에서의 식사가 부담스러운 고객들이 호텔 음식을 테이크아웃해 집에서 마음 편하게 즐기려는 수요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와 신라 등 호텔뷔페들은 석식 1·2부로 나눠 운영했으나 서울시가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금지하면서 오후 8~10시인 2부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1부만 운영하거나, 2시간 단위의 식사시간을 1시간30분 단위로 축소해 운영 중이다.

파티룸 대신 홈파티 케이크 풍성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 확산세에 수도권 내 행사나 파티 등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 올해 연말에는 집에서 홈파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증가하자 호텔업체들이 홈파티용 케이크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롯데호텔은 연말 홈 파티를 위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이번달 25일까지 판매한다.

롯데호텔은 시그니엘 서울의 페이스트리 살롱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 ‘몽블랑 크리스마스 로그’를 판매한다. 밤이 듬뿍 들어간 몽블랑을 화이트 초콜릿으로 덮어 눈 덮인 통나무를 표현했다. 롯데호텔 서울과 롯데호텔 월드의 베이커리 델리카한스에서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8종과 쿠키 2종, 케이크 팝 1종을 선보인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지난 2019년 크리스마스 케이크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며 “올해는 드라이브 스루와 테이크아웃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신라호텔도 크리스마스 특별 케이크 2종을 한정으로 선보인다.

서울신라호텔의 베이커리 ‘패스트리 부티크’에서 눈송이를 표현한 ‘스노우플레이크 위시스’를 판매한다. 이 케이크는 슈가페이스트로 만든 눈꽃송이와 진주로 장식됐다. 전체적으로 하얀 톤으로 맞춰 깔끔하면서 세련된 모습으로 품격을 표현했다. 매년 찾는 마니아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화이트 홀리데이’ 트리 케이크도 함께 판매한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더 델리’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돋워줄 케이크 8종을 이번달 31일까지 선보인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산타클로스 모자와 오너먼트, 트리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기획했다. 레드 벨벳 블루베리 치즈 케이크와 트리 모카 쉬폰 케이크, 산타클로스 모자 케이크,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인터컨티넨탈은 크리스마스 및 연말 홈파티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뉴욕 출신 파티시에가 제작한 홀리데이 케이크를 한정으로 선보인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1층에 위치한 그랜드 델리에서 홀리데이 케이크를 이번달 31일까지 한정 판매한다.

콘래드 서울은 시즌 한정 홀리데이 케이크 4종을 이번달 25일까지 선보인다.

시즌 한정 홀리데이 케이크는 시그니처 크리스마스 트리 케이크와 화이트 리스 케이크, 브쉬 드 노엘 케이크, 크리스마스 화이트 트리 케이크로 구성됐다. 이중 시그니처 케이크인 크리스마스트리 케이크는 매년 가장 많이 사랑받는 상품이다. 달콤한 티라미수에 깊고 진한 맛의 초코 무스로 가득 채워져 우아한 곡선을 이루는 트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높여준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연말 송년회도 홈파티 형식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호텔 케이크를 풍성하게 준비했다”며 “매출 또한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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