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8월 영업손실 117억
작년 전체 적자 보다 많아
유니클로·데상트 이은 부진
탑텐은 매출·영업익 늘어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무인양품 기획전 <사진=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무인양품 기획전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주샛별 기자]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의 적자 폭이 커졌다. 지난해 중순부터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무인양품은 지난 3일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올해 1~8월 영업손실 11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8개월 실적임에도 작년 연간 적자(71억원) 보다도 손실이 큰 것이다.

무인양품은 일본기업인 양품계획이 모태다. 양품계획은 지난 1980년 ‘브랜드 없는 좋은 상품’을 표방하며 일본에 매장을 낸 이후 미국, 유럽, 중국 등 30개국에 진출했다. 한국에는 지난 2003년 롯데영플라자에 1호점을 개점했다.

국내 무인양품의 지분은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각각 60%, 40%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제품 불매운동 대상으로 거론되는 상태다.

무인양품과 함께 대표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 대상으로 꼽히는 유니클로는 매장도 줄고 실적도 나빠졌다.

유니클로는 이번달 롯데피트인동대문점과 롯데마트 사상점·대덕점, 명일점 등 4곳 매장의 문을 닫는다.

지난 7월 유니클로의 대표 매장인 강남점과 서초점 등 9개를 철수한 데 이은 추가 폐점이다.

이로 인해 유니클로의 매장 수는 지난해 말 187개에서 현재 166개로 감소한 상태다. 이번달 4개 지점이 모두 문을 닫으면 매장 수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51%와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국내 SPA브랜드 열풍을 선도했으나 불매운동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2019회계연도(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903억엔(약 9천832억원)이다. 전년 보다 44.4% 급감한 실적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고 있으며 유니클로 사업의 경우 한국에서 영업손실을 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일본 의류업체인 데상트도 지난해 말 강남 직영점을 오픈 8년만에 닫았고 올해 8월에는 영애슬릿 매장을 폐점했다.

아다스트리아가 운영하는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니코앤드도 이번달 한국에서 철수한다.

니코앤드는 지난 2014년 강남점을 시작으로 삼성동 파르나스몰점, 스타필드 고양점 등에 매장을 늘려나가며 의류와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였으나 이 곳 또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피하지 못했다.

앞선 8월에는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 지유(GU)도 한국에서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반면 신성통상은 유니클로의 대체재로 탑텐이 떠오르면서 반사이익을 봤다.

2019회계연도(2019년 7월1일~2020년 6월30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0.8% 증가한 522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은 1조205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93억원으로 20.3% 올랐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로 얻은 반사이익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뿐만 아닌 신성통상의 주력 브랜드 탑텐에서 나름대로 준비한 전략적인 부분까지 맞물려 실적이 향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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