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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생존기로 항공업계, 대형화로 활로 모색대한항공, 세계 7대 항공사 등극
통합 LCC도 아시아 2위로 부상
재무부담, 시너지 축소 지적도
주주·노조 반발 설득 쉽지 않아
김영 기자  |  divazero@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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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19  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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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사진=연합>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지속에 따른 공멸의 위기감이 두 항공사 통합의 결정적 사유로 꼽힌다. 이번 합병을 통해 대한항공은 단숨에 세계 7대 항공사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항공운임 저가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우려도 단숨에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3곳에 대해서도 합병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한진의 핵심 주주그룹이 합병 방식에 거부 의사를 밝혔고 노조 반발 역시 예상, 합병이 최종 마무리되기까진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 주]

   
▲ <표=연합>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지난 16일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키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협상이 결렬되며 장기 국유화 전망이 나오던 아시아나항공이 빠르게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이날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금호산업 보유 지분(30.77%)에 대한 매입 가격은 1조8천억원(영구전환사채 3천억원, 신주 인수대금 1조5천억원)으로 정해졌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내년 2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으며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증에 참여해 인수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산은은 한진 측의 인수 부담 경감 차원에서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5천억원을 투입하고 3천억원 규모 교환사채까지, 발행 총 8천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해당 자금은 사태의 긴급성을 고려해 우선 대여될 예정이며, 대한항공은 이 자금으로 영구전환사채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에 대한 계약금 3천억원을 지급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계약금 등으로 연말까지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되고, 영구채 3천억원으로 자본을 추가 확충해 재무구조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은과 한진은 단일 국적항공사가 지니게 될 국가 경제 및 국민 편익·안전 측면에서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한진은 책임경영을 산은은 건전경영 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도 밝혔다.

특히 한진칼이 거래의 당사자로서 투자합의서 등 계약상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므로 향후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통합작업은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표=연합>

항공업 재편 신호탄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항공업계가 유례 없는 위기상황에 놓인 상황에서 이번 M&A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사 직전에 놓인 국내 항공산업의 조속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1988년 아시아나항공이 창립한 이후 32년간 이어진 국내 항공업계 양강 체제도 대한항공 독주 체제로 변하게 되며, 대한항공은 세계 7위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항공 29위로 양사 운송량을 단순 합산하면 세계 7위권에 오른다.

국제 여객 수송 기준으로는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항공 36위로 합치면 10위가 되고, 국제 화물 수송 기준으로는 대한항공 5위 아시아나항공 23위로 합치면 캐세이퍼시픽을 제치고 3위에 오른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대한항공(12조2천억원)과 아시아나항공(6조9천억원)을 합쳐 약 20조원이 되고, 자산은 40조원이 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정비나 조종사 교육 등을 일원화하면서 비용이 줄어들고, 중복 노선 간소화를 통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선 연결편과 마일리지 통합 등 소비자 편익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LCC업계에서도 지각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라 양사 산하 LCC인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의 단계적 통합이 예상된다. 보유 항공기가 7대로 노선도 많지 않은 에어서울이 진에어에 우선 흡수될 것으로 보이며, 재매각이 거론되기도 했던 에어부산이 진에어와 합병될 것으로 보인다.

3사 합병을 통한 통합 LCC사는 지난해 기준 단순 합산 연매출 1조7천억원에 직원 3천800여명, 비행기 59대를 보유한 매머드급이 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에선 압도적 1위, 아시아권에서도 2위에 해당한다.

통합 LCC사가 출범하게 되면 국내 LCC업계 또한 통합사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중심으로 재편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업 면허를 취득한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은 업황 변화에 따른 사업 참여 여부가 유동적인 상황이다.

통합 LCC사의 활동 범위 또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미주·유럽 노선 집중에 따라 통합사는 아시아권에 더 치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통합사 사명으로 아시아나가 사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아시아나의 높은 브랜드 가치를 고려, 통합사명으로 진에어 대신 아시아나를 쓸 것이란 관측이다.

   
▲ <표=연합>

인수 부담 적지 않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에 대해 긍정적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 타격이 발생한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 매출액은 4조원, 아시아나항공 매출액은 1조9천억원으로 줄었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노선 110개 중 30% 수준인 33개만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국제선 100개 노선 중 26개만 운항 중이다. 미주··유럽 노선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아시아권 노선도 완전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나마 물류 실적 선전으로 적자는 피하고 있으나, 실적 정상화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홍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재무구조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 부채 규모가 23조원에 이르고 아시아나항공 부채 역시 12조원에 육박한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자본 수혈 부담도 제기된다.

이미 정부가 양 항공사에 5조원이 넘는 지원을 쏟아부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추가 지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병 시너지 관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겹치는 노선을 조정하면 실적 합산치가 예상보다 적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

한진 주주연합, 노조는 극렬 반발

합병안이 산은과 한진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그룹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이번 합병 추진에 대해 산은이 조원태 회장 개인만을 위한 밀실야합을 진행했다 비난하며 소송 포함 강력 대응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탓이다.

앞서 한진 주주연합은 지난 3월 한진칼 주주총회서 조원태 회장에게 밀린 후 추후 주총을 대비, 지분 매집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현재 주주연합은 조원태 회장 및 그를 돕는 우군 지분율 41.14%보다 높은 46.71%까지 지분율을 끌어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별다른 상황 변화가 없으면 내년 한진칼 주총을 통해 경영권 교체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산은이 한진칼 주요 주주로 참여, 주주연합이 예상됐던 판 자체가 어그러진 것이다.

산은이 한진칼 신주를 받게 되면 지분율은 10%대로 올라가게 되고 해당 지분이 그대로 조 회장 우군으로 포함될 경우 조 회장 측 지분율은 가볍게 5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KCGI는 “졸속 결정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한진칼 이사회가 현재의 지분구도를 크게 변동시키는 내용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법원에 긴급히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통하여 한진칼 이사회의 위법행위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 덧붙였다.

노조 반발도 합병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양사 통합 후 고용안정 및 일방적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 밝혔음에도, 노선 축소 등에 따른 일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니 양사 조종사노조 및 아시아나 일반노조가 합병 철회를 요구 중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5개 노조는 합병안이 나온 당일 성명을 통해 “노동자 의견을 배제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측은 “코로나19을 빌미로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국민 혈세로 해결하려는 정경 야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도 이번 합병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지난 1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재벌 총수 일가에 특혜를 주고 항공산업의 경쟁 환경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양사의 통합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저가항공사까지 포함하면 양사의 점유율은 62.5%까지 올라간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합병 심사에서 경쟁 제한성과 마일리지 합산 등 소비자 피해를 엄격히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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