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대책 29일 끝…업계, 회복세 꺾일까 걱정
“세계 1위 자리 뺏길지도…내국인 쇼핑 허용해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정부의 면세점 지원책이 29일로 끝난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면세시장이 극심한 불황에 빠지자 지난 4월 제3자 국외반송과 재고면세품 내수판매 등을 한시적으로 허용해 줬는데 이 지원책이 이날 끝난다.

면세업계는 여전히 업황이 부진하다며 정부에 추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가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며 “특히 29일 관세청의 특지원책이 끝나는데 지원연장 등 추가대책에 대한 얘기가 없어 걱정이 많다”고 26일 밝혔다.

관세청은 앞선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로 입출국 여행객이 90% 이상 줄자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종합지원대책을 내놨다. 핵심은 제3자 국외반송과 재고면세품 내수판매 등이었다.

제3자 국외반송은 입국이 어려워진 해외 면세사업자에게 세관 신고만 마치면 면세품을 원하는 장소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면세점들은 큰손으로 꼽히는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에게 면세물품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재고면세품 내수판매는 면세물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게 한 조치다. 현행법상 재고면세품은 소각하거나 공급자에게 반품하는 것만 가능한데 재고품을 일반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도록 풀어준 것이다.

이 덕분에 면세점업계 매출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회복세를 띄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8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4천441억원으로 전월 대비 15% 증가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34% 적은 수치지만 지난 4월(9천867억원)에 비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정부의 종합지원대책 시행 이후인 4월부터 매달 증가하고 있다.

특히 8월 실적은 외국인 매출이 크게 늘어 전월 대비 1천813억원 증가한 1조3천834억원을 기록했다.

제3자 국외반송 등으로 따이공들이 화장품 구매를 늘린 덕분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업계 상황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일단 직원들이 많이 줄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장혜영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면세점 근무직원은 3만5천여명었으나 지난 8월 말에는 2만3천400명으로 줄었다.

전체 인원의 33.08%인 1만1천600명이 감소한 것이다. 이들의 96.6%에 해당하는 1만1천200명은 면세점 소속이 아닌 협력업체 소속이다.

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찰은 세차례나 유찰된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종합지원대책의 연장과 추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특단의 지원책이 필요한 시기”라며 “더 이상 늦어지면 한국의 세계 1위시장 자리를 중국에 빼길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종합지원대책을 연장하고 면세품을 내국인들이 면세한도인 600달러 범위 내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중국이 하이난에 다녀오면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제주 등을 다녀오면 면세품 구매를 허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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