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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돈 못 돌려받는 이상한 펀드
차종혁 기자  |  justcha@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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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18  10: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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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종혁 금융부장

투자를 했는데 내 돈을 돌려받지 못 하는 이상한 금융상품이 있다. 펀드다.

펀드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모아진 자금을 자산운용회사가 투자자들을 대신해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펀드는 적은 돈으로 자금을 모아 안정적으로 운용을 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통한다. 은행 예금만으로는 자산을 불리기 어려운 저금리 시대가 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펀드로 더욱 쏠렸다. 

투자자들은 은행 예금보다 더 수익을 낼 수 있고, 개인투자 보다 안정적일 것으로 믿고 펀드에 투자했다. 하지만 일방적인 환매(펀드에 투자한 투자자가 투자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하는 것) 중단에 큰 손실을 입게 됐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금융민원 동향’을 보면 은행, 중소서민, 생보, 손보, 금투(금융투자) 분야 중 금투 건수가 전년동기 대비 83.2%로 가장 큰 폭 증가했다. 금투 민원접수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사모펀드 환매지연에 따른 민원 때문이다. 금투 민원을 유형별로 보면 ‘펀드’가 22.1%로 가장 높았다. 상반기 펀드 관련 민원만 516건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483건이 증가했다. 펀드 환매 중단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민원이 급증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피해규모가 1조6천억원대에 달하는 라임 펀드 환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지난 2월과 4월에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개선 방안을 발표한 게 무색하게 1조2천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7월 말에서야 금감원은 사모펀드 감독을 강화하고 전면점검에 나서 행정지도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제도개선만이 아니라 1만여개에 달하는 펀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마저도 코로나19 여파로 조사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끊임없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키움자산운용에서 3천억원대의 공모펀드 환매중단이 발생했다.

이쯤되면 펀드를 투자상품이라기 보다는 사기상품이라고 해야 할 정도다.

17일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판매 공판에 방송인 김한석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한석 씨는 “장 씨가 ‘라임 펀드의 원금 손실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고 예금처럼 안전하다. 손실이 날 가능성은 로또 당첨되기보다 어렵다’고 말해 믿고 펀드에 가입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가 언급한 장 씨는 투자자에게 손실 가능성을 숨기고 라임자산운용 펀드 상품을 약 2천억원어치 판매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대신증권 센터장이다.

김 씨는 장 씨의 가입 권유를 믿고 전세 보증금 8억여원을 라임 펀드에 투자했다. 김 씨 진술에 따르면 라임 펀드 계약 과정에서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계약서에 원금 손실 가능성의 문구가 있어 문의하니 ‘형식적인 것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을 들었을 뿐이다. 또 상품 가입서나 약관 서류 등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의 라임 펀드 투자 손실률은 95%에 달한다.

환매 중단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들은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며 50%에서 100%에 달하는 배상안을 내놓고 있다. 이마저도 일부에 불과해 환매 중단 사태로 고통 받고 있는 투자자 대부분은 온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사들 입장에서도 펀드를 안정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믿었던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펀드환매 중단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금감원의 펀드 현황 발표자료를 보면 언제 또 펀드 환매 중단이 발생할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판매와 관리는 부실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사기에 가까운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계기로 앞서 횡행했던 묻지마 식 펀드 투자의 폐해가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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