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전지사업부 분할
대규모 투자금 마련 나서
배터리業 규모경쟁 촉발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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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LG화학이 전지사업부를 분할한다. 신설 LG에너지솔루션(가칭)은 12월 출범 예정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상황에서 규모경제 실현을 통한 압도적 세계 1위 고수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LG화학은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전문사업 분야로의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지사업부를 분할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분사 대상은 자동차 전지, ESS(에너지 저장장치) 전지, 소형 전지 부문이다. LG화학은 내달 30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뒤 12월 1일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전지사업부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다. 추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지분율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24.6%)를 달성했다. 7월까지 포함하면 점유율은 25.1%로 늘어난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150조원에 육박한다.

수주물량 처리를 위해서라도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대규모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분할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까지 LG화학은 생산 규모를 200GWh 이상으로 확장하고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 330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급성장과 경쟁자들의 추격도 분할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매년 40%이상 고성장 중이며, 5년 뒤 시장 규모는 1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60조원대인 반도체 이상 가는 시장 규모다. 이런 가운데 삼성SDI·SK이노베이션은 물론 중국 CATL와 일본 파나소닉 등 글로벌 경쟁사들의 생산규모 확장 소식도 지속적으로 들려오고 있다.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업분할을 통한 선제적 투자 집행으로 선두 수성에 나설 계획이란 설명이다.

대규모 자금 확보와 더불어 사업적 시너지가 큰 파트너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일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압도적이며 안정적인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 추가 시장 확대에 적극 대응할 것이란 전망이다.

LG화학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 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주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가치는 5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중국 CATL의 기업가치가 77조원라는 점에서 상장 후 가치는 이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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