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머티리얼즈 공장 바로 옆 부지 검토, 인력유출 우려

▲ 말레이시아 쿠칭시에 자리한 일진머티리얼즈 공장 부지(지도 빨간색 부분) 바로 옆으로 예정된 SK넥실리스 현지 공장 신설 예정 부지(파란색 부분) <사진=구글맵>
▲ 말레이시아 쿠칭시에 자리한 일진머티리얼즈 공장 부지(지도 빨간색 부분) 바로 옆으로 예정된 SK넥실리스 현지 공장 신설 예정 부지(파란색 부분) <사진=구글맵>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일진그룹 산하 일진머티리얼즈가 SK그룹 계열사인 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공장 신설 검토 소식에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18일 업계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칭시에 동박 공장을 운영 중인 일진머티리얼즈는 SK넥셀리스의 현지 공장 신설이 국내 업체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C가 올해 인수한 동박 제조업체 SK넥셀리스는 최근 말레이시아 쿠칭시에 총 26억 링깃(한화 약 8천억원)을 투자, 동박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동박은 전자제품 인쇄회로기판 필수소재로 미래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있어서도 핵심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 역시 장관급 인사가 직접 나서 SK넥셀리스의 현지 투자 검토에 대해 지지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17년 말레이시아 쿠칭시에 진출 2019년부터 현지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간 일진머티리얼즈는 SK의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 업체간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K넥실리스가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인 부지가 자사 현지 공장 바로 옆에 자리, 인력유출 등 불미스런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진 측 관계자는 “동박은 기후에 대단히 민감, 우리 역시 현지에서 안정적인 생산 노하우를 축적하는데 4년여의 시일이 소요됐다”며 “SK넥셀리스가 어디에 공장을 짓든 자유일 수 있겠으나, 경쟁사 해외 생산시설 바로 옆에 공장을 짓겠다는 건 고의든 아니든 인력유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적 차원에서 소재 사업이 주목받고 있고 그 중에서도 배터리가 우리 산업의 기대주 중 하나로 여겨지는 시점에 국내업체간 불필요한 갈등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고 본다”며 “중견기업인 우리 입장에선 대기업인 SK와 갈등 양상이 펼쳐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런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C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투자를 검토 중인 건 맞지만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쿠칭시 외 현지 다른 지역은 물론 유럽과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투자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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