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천공항 이용객 69.7% 감소
항공기 운항횟수는 전년 대비 53% 줄어
정부·공항공사 지원책에도 전망은 ‘흐림’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올 상반기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매출이 5천억원대에 그쳤다. 작년의 3분의 1 수준이다.

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매출은 5천140억원이다. 작년 상반기 매출의 3분의 1 가량으로 추산된다.

제1터미널이 3천735억원이며 제2터미널이 1천405억원이다. 제1터미널의 경우 작년 상반기 매출(9천586억원) 대비 61.0% 급감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해외여행객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다.

올 상반기 인천공항 이용객은 1천77만명이다. 지난해 같은기간(3천554만명)에 비해 69.7%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은 이용객이 630만명이었지만 이후 점차 감소해 2월엔 338만명, 3월 60만9천516명, 4월 15만3천514명, 5월 13만7천924명까지 급감했다. 다만 지난 6월은 항공사들이 국제선 운항을 재개해 18만2천346명으로 소폭 늘었다.

지난달 이용객은 21만9천92명으로 전년동기(601만2천769명)에 비해 96.5% 적다. 특히 7월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여름 휴가철 하루 이용객 보다도 적다.

상반기 항공기 운항횟수도 9만4천369회로 전년동기(20만384회)에 비해 53% 줄었다.

이는 면세점들의 사업 포기로 이어졌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달 사업권이 만료되는 제1터미널 DF3·DF4(주류·담배), DF7(패션·기타) 구역의 새 사업자로 각각 호텔신라, 호텔롯데,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선정했지만 이들 가운데 호텔신라와 호텔롯데가 지난 4월 사업권을 포기했다.

또 그랜드면세점은 제1터미널 DF8(전 품목) 구역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올랐으나 4월 초 지위를 포기했고 현재 이 구역을 운영하는 SM면세점도 이번달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이에 인천공사는 제1터미널 면세점 6개 구역의 재입찰을 열며 조건을 파격적으로 바꿨다.

임대료는 기존처럼 최소보장액과 영업료를 비교해 높은 금액을 부과하는 비교징수 방식을 유지하되 코로나19로 급감한 이용객 등의 상황을 고려하기로 했다.

지난해 월별 여객 수요의 60%를 회복되기 전까진 매출과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임대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여객이 40% 이상 줄어드는 경우가 생기면 임대료를 여객 감소율의 절반에 해당하는 만큼 즉시 감면한다.

아울러 최저 수용금액을 1차 입찰 때보다 30% 가량 낮추고 여객 증감율에 따라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을 없애 사업자들의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또 관세청도 면세점 지원에 나섰다. 올해 10월까지 재고 면세품을 국내에서 팔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가격으로 판매돼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유명 명품 브랜드의 상품은 제외돼 매출 증대효과가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이 면세품 국내 판매를 허용해줬고 인천공항공사도 임대료 조건을 파격적으로 내려줬지만 결국 해외여행이 풀려야 실적이 반등한다”며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어려운 시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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