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 속 아파트 수요 빌라로 이동

서울 마포구 일대 주택가 모습 <사진=연합>
서울 마포구 일대 주택가 모습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박은영 기자] 서울 외곽 지역 중심으로 빌라 거래량이 늘고 매매가 또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규제 강화와 전셋값 상승 등에 따라 아파트 수요가 빌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6천209건으로 전년동기(3천489건)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했다. 2008년 5월 매매량(6940건)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다.

7월부터 현재까지 신고된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을 지역별로 조회해보면 은평구가 666건, 강북구가 385건, 마포구가 258건 순으로 많았다. 주택거래 신고가 계약 이후 30일 내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7월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거래건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은평구 빌라의 경우 녹번로 일대 연립주택 54.48㎡ 전용이 이달 5억5천500만원에 거래되며 2주전 실거래가(5억1천만원) 대비 4천500만원이 올랐다. 인근 대원연립의 경우는 지난달 29일 1억5천만원에 거래됐으나 하루 뒤 1천만원이 올라 1억6천만원에 팔렸다.

강북구에서는 오패산로 일원 빌라 50.24㎡ 전용이 지난 5월 실거래가(2억3천만원) 대비 3천500만원 오른 2억6천500만원에 이달 거래됐다. 인근 경원주택 31.46㎡ 전용은 지난 5월까지 1억원 이하인 9천700만원에 거래됐으나 7월들어 1억4천100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마포구에서는 성암로 5길 일원 33.42㎡ 전용이 매매가가 지난 6월 말 1억3천200만원 선이었는데, 7월 접어들며 3천300만원 오른 1억6천5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인근 환일길 일원 47.5㎡전용 또한 7월 6억5천만원에 거래되며 6월 말 실거래(6억3천만원)가 대비 2천만원 가격이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30~40대의 내 집 마련 불안감과 주택가 정비사업 활성화 기대감이 중첩되며 빌라 매매 문의가 늘었다"며 “빌라(다세대·연립)가 밀집해 생활권이 형성돼 있고 적당한 직주근접 여건을 갖춘 곳 위주로 매매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빌라 주거질이 아파트 대비 좋지 않음에도 재개발 사업이 진행될 경우 투자가치가 높다는 점에 빌라를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같은 지역이더라도 40평 기준 빌라가 4억이면, 아파트는 7~8억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진입이 비교적 쉽다는 점 또한 빌라 투자 증가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서울 내 아파트 매매, 전세 계약 조건이 더 까다로워진 만큼 서울 구축 빌라 매입 수여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빌라 거래량 증가 및 매매가 급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빌라의 경우 아파트보다 거래 시 조심할 부분이 많다"며 "오는 12월까지 조합설립 인가를 하지 못한 재개발 구역은 엄연한 규제 대상이고 불법 필로티 확장 건물이나 건축연한이 오래된 노후주택 하자 등 문제점을 면밀히 살펴 장기적 관점에서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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