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적발부터 보험 가입·지급 심사까지 적용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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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보험업계가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등 비대면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사기 적발부터 보험 가입·지급 심사까지 적용되는 곳도 다양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캐롯손해보험은 자체 개발한 ‘AI영상인식 기술’을 SK텔레콤의 ‘비대면 휴대폰 보험 가입 서비스’에 탑재했다. AI영상인식 기술은 캐롯손해보험이 ‘스마트폰 결함 검출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기술이다. 360도로 촬영된 휴대폰 영상을 업로드하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영상을 스캐닝 해 파손 여부를 확인한다. 캐롯손보의 주요 주주인 SK텔레콤은 본 기술력을 활용한 휴대폰 보험가입 서비스를 지난 6일부터 시작했다.

캐롯손보는 이 기술력을 활용해 지난 4월부터 국내 최초로 언택트 AI 영상인식 기술을 접목한 ‘캐롯 폰케어 액정안심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국내 최초 AI기반 무인 중고폰 매입 기기를 운영하는 SK네트웍스의 ‘민팃’과도 제휴를 맺어 현재 전국 400여개 대형마트의 민팃 ATM에서도 관련 상품 가입을 진행하고 있다. 

정영호 캐롯손보 대표는 “캐롯의 혁신 기술이 SK텔레콤의 고객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고 디지털 혁신 기술의 산업간 확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를 최고의 목표로 삼고 산업군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은 ‘자동차 수리비 산출 온라인 서비스(AOS)’에 AI를 융합했다.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사고차량의 사진을 보고 부품종류, 손상심도 등을 스스로 판독해 예상수리비를 자동으로 산출한다.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55억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했다.

세부적으로 사고가 발생한 후 손상된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보험개발원 AOS서버에 전송하면 AOS는 사진을 스스로 인식한 후 수리비를 자동으로 산출해 준다. 이 정보를 보험사, 정비공장, 소비자에게 전송한다.

보험개발원은 손상차량 이미지 100만건을 학습해 실무 정합도 70~80% 수준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전체 차량 모델의 90% 정도인 국산 승용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70대 차종에 대한 견적 산출 알고리즘도 탑재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사고 현장에서 즉시 수리비를 알 수 있어 보상처리 여부를 판단하는데 용이하다. 정비공장도 보험금 청구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로 신속한 수리비 청구가 가능해진다.

보험업계는 수리비 견적산출 및 손해사정 정확도 향상, 보상직원의 업무 처리속도 개선 등 업무효율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지난 5월 11개 손해보험사 및 6개 공제조합에 보급을 시작했다. 현재 보험사별로 전산시스템 연계, 직원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보험사기 적발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AI 머신러닝을 접목한 보험사기 예방·심사시스템 ‘K-FDS’로 보험금 청구건 중 사기가 의심되는 건을 조기에 찾아낸다. AI가 스스로 보험사기 특징을 학습해 이와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 대상을 포착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보험사기 의심사례가 자주 나오는 질병·상해군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사기 공모 의심자를 찾아낸다. 이들과 연루됐을 법한 병원·모험모집인도 분석한다. 2018년 7월부터 시범운영을 통해 정확도와 활용도를 제고해 왔고 200건의 보험사기 의심 건을 적발했다.

업계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언택트'(비대면·비접촉)를 통한 서비스가 보험업계 전반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생명보험사 23곳과 손해보험사 16곳의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CEO들은 시급한 경영 과제로 ‘신기술(빅데이터·AI) 활용 제고’(21%)를 최우선 순위로 꼽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보험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며 “AI 기술을 활용하면 비용 절감과 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어 앞으로도 관련 서비스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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