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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리 창작우화] 장자(莊子)와 채팅을 나누다#51 알 수 없는 사람 속 (1)
황이리  |  kj.lee@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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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06  11: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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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알 수 없는 사람 속 (1)     

열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람을 뽑아 쓸 때는 가장 믿을만한 사람을 고르느라 골라 쓰는 것이겠지만, 자기 손으로 골라 쓴 사람이 기대를 벗어나거나 내 뒤를 때린다면 대략 난감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을 골라 쓴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일의 성패는 무엇보다 사람을 잘 고르는가 여하에 달려있는지도 모른다. 자리에 딱 맞는 사람을 잘 골라 맡겼을 때는 사업이 생각보다 성공할 수도 있고, 잘못 골랐을 때는 잘 되던 사업이 빠르게 곤두박질할 수도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하는 말은 경영을 맡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새겨야 할 경구다. 
하다못해 종친회나 친목단체 하나를 만들더라도 누구를 대표로 뽑고 누구에게 총무를 맡기느냐에 따라 단체의 사활은 금세 결정된다. 능력 있는 대표와 부지런한 총무의 조합은 회원들을 결속시켜 활발하고 영향력 있는 모임을 만들어 내고, 그렇지 못한 경우는 한두 번의 상견례 정도 뒤에 지리멸렬 사라져버리는 게 예사다. 잘 되어가고 있던 단체가 무능하거나 탐욕스런 사람 하나 때문에 자중지란에 빠지고 와해되는 경우도 흔하다. 

- 사람을 쓴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로군요. 
- 용인(用人)에 대하여 공자가 일러준 말이 있네. 공자는 ‘본래 인간의 마음이란 산천보다 험난해서 자연을 아는 것보다 더 알기가 어렵다’고 말했지.
- ‘열길 물속보다 알기 어렵다’는 말과 같은 뜻이로군요. 
- 공자가 말했네. 자연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침 저녁과 같이 일정한 시간이 변화가 있다. 그런데 인간은 두터운 외모 속에 감정을 깊이 감추고 있어서 속을 알 수가 없다. 외모는 성실하게 보이지만 속으로는 교만한 사람이 있고, 겉으로는 잘나 보이지만 속은 못난 자가 있다. 신중하게 보이지만 경박한 자가 있고 겉은 듬직하게 보이지만 속은 유약한 자가 있다. 겉으로는 느긋한 풍모를 지녔지만 마음은 조급한 자도 있다. 목마른 사람처럼 정의를 외치다가도 조금만 힘이 들면 ‘앗 뜨거워라’하면서 의리를 저버리는 사람도 있다.  
- 겉만 보고는 알 수가 없는 게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속을 들여다보고 필요한 사람을 잘 골라 쓰는 방법이 있을까요? 용인술이랄까. 
- 용인술은 별개의 문제고, 우선 사람의 속을 들여다보는 방법에 대해 공자가 말한 아홉가지 방법이 있네. 겉으로 보면서도 사람 속을 알아보는 것을 지인지감(知人之感)이라 했지. 대개 시간을 가지고 잘 지켜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이네. 
- 흥미롭습니다. 어떻게 분별할 수 있습니까? 
- 첫째는 사람을 좀 멀리 놓고 충심을 알아보는 것이네(遠使之而觀其忠). 진심으로 충성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좀 멀리 한직에 앉혀놓아도 서운해 하며 다른 마음을 품거나 쉽게 떠나가려 하지 않을 거라는 거지. 
- 요즘 사람들은 아마 남아있지 않을걸요. 
- 그래. 세상이 바뀌어도 자신에게 마땅히 돌아오는 공이 없자 되는대로 세상을 비판하며 불평분자로 바뀌는 인물들도 있지. 공자가 늘 경계하지 않던가. 소인배는 믿기 어렵다. 조금만 잘 대하면 기어오르고 조금만 멀리하면 원한을 품는다. 이런 사람은 근본적으로 믿고 쓸 수 있는 사람이 못 된다는 거지. 충심이 없거든. 요즘 사람들은 거의 돈에 대해서만 충심을 품으니, 자기 이익이 줄어들면 금방 배신할 생각을 하고 이익이 있으면 무슨 일이든 마다않고 하려고 들지. 이런 이유로 배신하는 것은 어떤 명분을 갖다 붙이더라도 의협심과는 거리가 멀며, 이런 이유로 충성하는 것은 아첨일 뿐이지.   
- 다음은 무엇입니까. 
- 둘째는 가까운 자리에 놓고 공경스러움을 살피는 것이네(近使之而觀其敬).가벼운 사람인지 믿을만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지. 좀 가까운 자리에 앉혔다 해서 방자해지는 사람에게는 중책을 맡길 수 없지 않겠나. 
- 바로 그 아첨배들에 대한 말이겠군요. 이 말을 들으니 딱 떠오르는 사람이 또 몇 있습니다. 옛날 사람도 있지만, 가까운 과거의 인물도 있고, 어쩌면 요즘 사람들 중에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세 번째는 사람들이 힘들어 하거나 귀찮아하는 일을 맡겨 능력을 보아야 한다고 했네(煩使之而觀其能). 역시 의리나 충성심만 가지고 중책을 맡길 수는 없는 일. 능력도 중요하지. 
- 힘든 일을 해치우는 솜씨를 보이면 아무래도 믿음이 가죠. 
- 그래도 능력은 세 번째 덕목이라는 걸 잊지 말게. 
- 당연히 그래야겠죠. 능력만 믿고 썼다가 곧바로 배신을 당하거나 조직 전체가 어지러워지는 일이 생기면 곤란할 테니까요. 
- 네 번째는 지혜를 보는 것이네. 갑작스런 질문을 던져보면 임기응변이라도 적당한 대답이 나오는 사람이 있고, 아주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거든(卒然問焉而觀其知).
- 그런데 임기응변이 빠른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만, 그것은 인품의 깊이와는 상관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 어떤 대답이 나오느냐만 가지고 그 사람의 전체를 알 수는 없지. 그러나 돌연히 던지는 질문에 나오는 답이야말로 그 사람의 평소 생각이나 지식, 사고방식을 알아보기에 적당하지 않겠나. 특히 돌발적인 질문이 나오면, 대답하는 사람은 속마음을 감추기가 쉽지 않지. 당황하면 평소 쓰지 않던 사투리가 튀어나오기도 하지 않는가. 
- 자칫하면 함정에 빠질 수도 있겠습니다. 
- 그러나 대답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하면 될 걸세. 즉답을 피하는 거지. “제가 대답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든가, “그것은 좀 생각을 해봐야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면서 시간을 벌거나 대답을 회피하는 기술도 알아둬야 할 걸세. 질문한 사람은 그를 신중한 사람이라 생각하게 될 거네. 
- 신중하다는 인상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요?
- 다섯 번째는 급작스럽게 불러내서 나에 대한 신용을 살펴라고 했네(急與之期而觀其信). 
- 으음. 공자답지 않군요. 돌발적인 질문이나 급작스런 약속, 상대를 테스트하기 위해 이런 짓을 해보라고요? 
- 이런 경우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면 상대의 속을 알 수 있다는 것이야. 옛날 얘기지만, 군자가 자기 사람을 얻는 것은 국가 경영을 위해 중요한 일이 아닌가. 이런 정도로 검증되지 않으면 어떻게 중요한 일을 믿고 맡길 수 있겠나.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국가와 백성을 위한 살림을 맡기기 위한 것이라면 이런 정도의 시험도 필요하지 않을까. 군주가 급히 부를 때면 사사로운 일은 접어놓고 달려올 정도의 신뢰가 있어야 할 걸세. 그런 사람이 없다면, 나라에 정말 급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되겠는가. (계속)  


其就義若渴者 其去義若熱 
기취의약갈자 기거의약열
- 목마른 듯이 의리를 찾는 사람은 뜨거운 것을 피하듯 의리를 버리기도 한다.  ( <莊子> 32. 열어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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