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권 붕괴, 교통체증 가중 우려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부지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현대경제신문>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부지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현대경제신문>

[현대경제신문 박은영 기자]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방안으로 떠오른 태릉골프장 개발 계획 관련, 인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난개발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태릉골프장 개발 수혜 지역으로 분류돼 온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과 경기도 구리 갈매지구 지역민들 사이에서 개발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자수요 증가에 따른 상가 임대료 급등 및 상권붕괴, 인구 유입에 의한 교통체증 가중 지적이 나온다.

노원구 공릉동의 경우 2004년 산성미소지움(198가구) 이후 대규모 신규단지 공급이 없었고 주택정비사업도 활발하지 못한 투자 저평가 지역이었다. 이에 상가 임대료도 인근 지역 대비 저렴, 최근들어 청년 소상공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며 새롭게 골목상권이 조성된 지역이다.

공릉동 주민들은 대규모 개발이 단행될 경우 지역 시세가 급등, 어렵사리 조성된 지역 상권이 붕괴되고 청년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공릉동 소재 공인중개사 A씨는 “지난 4~5년간 공릉동은 상가 임대료가 서울 도심권 대비 저렴해 경춘선 숲길을 중심으로 주택가에 청년 창업자가 몰리며 활기를 띄었는데 갑작스런 투자자들 관심에 따른 변화가 이들을 내쫓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거질 대비 집값만 급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릉동 일대가 다세대·연립주택과 노후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인데, 개발계획 발표 후 매물 수준 대비 가격이 많이 올랐고 향후 추가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구리시 갈매지구 주민들은 태릉 개발 후 교통체증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 걱정하고 있다. 갈매지구는 남양주 다산신도시·별내신도시 등 다른 2기 신도시들과 함께 동시 개발되며 상습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별다른 대안 없이 대규모 개발이 추가로 이뤄질 경우 생활 여건이 더욱 후퇴할 것이란 우려다.

구리시 소재 공인중개사 B씨는 “2기 신도시로 조성된 갈매지구는 기존에도 교통망이 부족해 서울과 거리는 가까워도 직주근접 조건은 떨어졌다”며 “8차선인 북부간선도로와 동부간선도로는 이미 인구유입에 따른 교통체증을 겪고 있기 때문에 교통망 확충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1만호가 추가 공급되면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 역시 “태릉골프장 부지와 더불어 구리 왕숙1·2지구도 주택공급을 계획하고 있어 대규모 인구가 추가 유입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10월 거론된 태릉-구리 북부간선도로 확장안 등이 빠르게 추진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 계획을 철회하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국방부 소유 태릉골프장 개발 계획을 언급했다. 태릉골프장과 인근 부지를 활용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으로 골프장 부지 면적만 82만5천㎡에 달해 용적률 200% 적용시 1만~1만2천가구 공급이 가능하다. 육군사관학교 부지까지 개발될 경우 2만가구 이상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