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B證, 신용공여 중단
신용공여 잔고, 14조원 돌파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현대경제신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현대경제신문>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이 신용공여(담보대출·신용융자)를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 담보대출 서비스를 당분간 이용할 수 없다고 연이어 공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입한 규모, 예탁증권 담보대출은 투자자의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삼성증권은 지난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공여 중단을 공지했다.

삼성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신용거래융자(신용매수)와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당분간 이용할 수 없게 됐다”며 “관련법에 따라 해당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때 다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KB증권도 같은날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KB증권은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신용공여한도 준수를 위해 주식, 펀드, ELS등 예탁증권 담보대출이 일시 중단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증권담보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지난 7일부터는 기존 20%, 30%, 40%인 종목별 위탁증거금율을 모두 50%로 올렸다. 미래에셋대우도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가 15일 재개했다.

증권사 신용공여가 중단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증시가 바닥을 치자 저점매수를 기회로 삼은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면서 증권사의 자금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14조496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10일 사상 처음으로 13조원을 넘어선 지 불과 14일 만에 14조원을 돌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대출이 중단되고 있어 중소형 증권사들도 늘어나는 '빚투'로 인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보증금 내 현금 비율을 높이고 담보 대비 빌릴 수 있는 한도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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