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솔루스 인수 협상 속도
인프라코어 매각 등은 지연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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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로 촉발된 두산그룹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매물로 나온 주요 계열사 M&A(인수협상)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연내 정상화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28일 업계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두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주택 브랜드 ‘이안’을 보유한 대우산업개발(구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을 선정했다. 예상 매각가는 2천억~3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두산솔루스 매각 또한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은 지난 7일 사모투자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 44% 포함 두산솔루스 지분 61%가 매각 대상으로 예상 매각가는 7천억원으로 전해졌다.

두산건설과 두산솔루스 모두 당초 기대치 보다 낮은 매각가가 제시된 상황이나, 최근 M&A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협상결렬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보유 강원도 홍천 골프장 클럽모우CC를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1850억원에 매각키로도 합의했다. 일찌감치 매물로 나온 두산타워 역시 최근 마스턴투자운용과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예상 매각가는 7천억~8천억원 수준으로 기존 차입금을 제외할 경우 두산이 손에 쥐게 될 금액은 1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을 통해 두산그룹이 확보하게 될 자금 규모는 1조5천억원 수준으로 하반기 예정된 두산중공업 유상증자까지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경우 두산으로선 2조원 이상을 손에 쥐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산그룹이 채권단으로부터 지원 받은 자금 규모가 3조6천억원에 달하다 보니, 채권단 체제에서 탈피, 완전 정상화 단계까지 나아가기 위해선 현재 진행 중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 모트롤BG 등의 매각 또한 서둘러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들 계열사 및 사업부문 조기 매각에 대해선 지연 우려가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두산밥캣과 분리 매각이 협상 지연의 난제로 꼽힌다. 두산은 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밥캣에 대해 미래 성장성은 물론 주 활동영역인 북미 및 유럽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시점에 매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M&A 업계에선 밥캣을 제외할 경우 인프라코어의 매물 가치가 크게 낮아진다고 보고 있다.

유압기를 생산하는 모트롤BG는 노조 반발이 매각 협상의 변수로 꼽힌다. 두산모트롤지회는 최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저지를 위한 투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노조는 노사 협의 및 고용·생존권 보장이 선행돼야 하며, 해외 투기자본으로 매각 역시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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