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희 두레정치연구소 대표
한창희 두레정치연구소 대표
선거법은 야당법이다. 야당이 강력히 원하면 선거법은 야당 뜻대로 될 수밖에 없다. 헌정사를 살펴봐도 헌법은 날치기로 통과한 적이 있어도, 선거법을 날치기로 통과한 적은 없다. 선거법은 여야 합의로 개정하는 합의법이나 다름없다. 선거법에 관한한 야당의 책임이 크다.

민주당은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 주장을 하면서도 폐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다시말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관철할 확고한 의지가 없고 목소리만 높여 명분만 쌓는 것 같다. 국민들 보기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를 하지 않기로 야합을 하고 정치적 쇼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엄청난 기득권을 국회의원들은 내려놓고 싶지 않을 것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권은 국회의원들의 조직과 정치자금 줄의 근간이다. 지방자치단체를 장악할 수 있는 기득권 즉 정치권력을 쉽게 내려놓을 리가 만무하다.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겉으로는 폐지를 주장하면서도 내심으로는 현행 정당공천제를 유지하고 싶을 것이다. 민주당이 마지못해 정당공천 폐지를 형식상으로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을 의식하여 민주당이 수용할 수 없는 엉뚱한 선거법을 제시하여 합의 무산, 즉 선거법 미루기 작전을 펴는 듯하다. 선거법이 합의되지 않아 이번 선거는 현행법대로 치루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하기는 하는데 좀 더 철저히 준비하여 2018년부터 시행하겠다면서 어물쩍 넘겨 버릴 속셈인 것처럼 보인다. 그 다음에 박근혜 대통령의 권위는 상실되고, 역풍이 불어 닥쳐 새누리당이 곤욕을 치를 텐데 말이다.

민주당은 정당공천제가 유지되면 그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떠넘기면 된다. 실리도 챙기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공격할 명분도 생겨 “꿩 먹고 알 먹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새누리당에 돌발변수가 생겨 막판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받아들이면 자기들의 공로로 그리 된 것이고, 현직 기초단체장이 민주당이 많아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하면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 선거법 개정논란을 꽃놀이패로 생각하며 즐길지도 모른다.

국민들이 바보가 아니다. 민주당의 꼼수를 다 읽고 있다.
민주당이 꼼수를 부리면 안철수 신당이 뜨게 된다.
‘안철수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권이 꼼수나 부리고 의원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위해 국민의 뜻은 안중에도 없고 야합하는데 질렸다.

컴퓨터백신을 개발하여 바이러스를 치료한 안철수 교수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여기 있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어 ‘정치 백신’을 만들어 꼼수정치를 청산하고 새정치를 하길 바라는 국민들이 너무 많다.
민주당이 이를 간과하면 제3당이 될지도 모른다.

양당이 꼼수를 부려 정당공천제를 유지하면 반사이익은 민주당이 아닌 안철수 신당이 챙기게 된다. 민주당의 살길은 꼼수부리지 말고 전당원 투표에서 확인된 국민의 뜻을 존중하여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기필코 관철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하는 척만 하는 건지, 진실로 관철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건지’ 다 안다.

국민이 원하는 대로, 정도(正道)로 가는 것이 민주당이 살길이다.

두레정치연구소 대표 한 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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