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람북/ 김훈 지음

<사진제공=파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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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시원의 어느 지점에서 시작한다.

굳이 시대를 밝히자면 인간이 말 등에 처음 올라탄 무렵이지만, 그 시기를 인간의 역사에서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록이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역사 이전의 시대이며, 인간의 삶이 자연에서 분화하지 못하고 뒤엉켜 있는 상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접해본 적 없는 전폭적이고 독창적이며 흥미로운 설정이다.

초승달을 향해 밤새도록 달리던 신월마 혈통의 토하(와 달릴 때 핏줄이 터져 피보라를 일으키는 비혈마 혈통의 야백이다.

두 마리 말은 초와 단의 장수를 태우고 전장을 누비며 인간의 참혹하고 허망한 전쟁을 목도하고 전후의 폐허에서 조우한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말은 문명과 야만의 동반자였다. 나는 인간에게서 탈출하는 말의 자유를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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