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산정 기준에 모바일실적 추가 검토 중
홈쇼핑업계, 난색…“회계 상 나누기 힘들다”
업계 “송출수수료 부담도 큰데 모바일까지”
“라이브 커머스하는 티몬·위메프와 역차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정부가 홈쇼핑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 확대를 검토 중이다. 현재는 방송판매실적을 기준으로 기금을 걷는데 여기에 모바일 판매실적을 추가하는 방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홈쇼핑업체들이 판매방송에서 모바일 결제를 유도한다는 지적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며 “현재는 방송판매실적을 기준으로 방송통신발전기금을 걷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바일 판매실적을 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와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6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TV에서 판매 중인 상품이 동시간대에 모바일에서 결제된 것을 기금 산정 실적으로 넣는 것”이라며 “방송 후에 모바일에서 결제되는 사례를 넣을지, 넣는다면 범위를 어떻게 할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방송통신의 진흥을 위해 정부와 방송관련업체들이 조성하는 기금이다. 정부 출연금과 지상파방송사업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위성방송사업자, IPTV사업자, 홈쇼핑사 등이 낸 자금으로 조성된다.

홈쇼핑사들의 경우 기존 일반 홈쇼핑회사들은 방송판매사업 영업이익의 13%를 매년 내고 있으며 데이터홈쇼핑(T커머스)업체들도 방송판매사업 영업이익의 10%를 출연하고 있다.

법령상 최고 징수가능비율은 방송판매사업 영업이익의 15%이지만 과기정통부가 지난 2011년 고시를 통해 현재와 같이 결정한 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홈쇼핑사들이 2018년에 낸 기금은 573억원으로 2017년 550억원에서 4.18% 늘어났다. 같은해 방송매출이 전년(3조5천333억원) 대비 1.1% 감소한 3조4천938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징수금액이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과기정통부가 모바일 판매실적도 기금 산정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자 홈쇼핑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시청률은 계속 떨어지고 송출수수료 부담은 계속 올라가는 상황을 (과기정통부가) 가장 잘 알 것”이라며 “홈쇼핑을 쉽게 보는 게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다.

다른 대형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TV방송으로 인해 모바일 매출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고객들이 TV를 보고 모바일에서 사게 됐는지, 처음부터 모바일에서 보고 샀는지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객들에게 구매할 때마다 어떤 경로로 구매하게 됐는지 설문조사를 할 수 도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A라는 상품을 납품받아 TV와 모바일에서 나눠 판매하면 이 상품에 대한 판촉비를 회계 상으로 구분하기가 어렵다”며 “또 현재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기금을 내는데 매출도 이렇게 구분이 힘든데 영업이익은 구분하기가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만일 홈쇼핑업체에서 실적을 조작한다면 세무조사를 해도 조작을 밝혀내기 힘들 것”이라며 “요즘에는 티몬이나 위메프처럼 라이브 커머스나 V-커머스를 하는 온라인쇼핑몰이 많은데 홈쇼핑사라고 기금을 받고 이런 곳은 받지 않으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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