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현장 한국 건설사 직원 7명 확진
"하반기 수주여건 악화 불가피"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사업지 전경 <사진=한화건설>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사업지 전경 <사진=한화건설>

[현대경제신문 박은영 기자] 이라크 지역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되자 국내 건설사 해외 현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이라크 현장 한국인 근로자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라크는 최근 라마단 기간(행동제한 기간)을 끝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달 6일 1천명 이상을 기록했고 같은 달 29일에는 누적 확진자가 4만7천151명에 달하는 등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이 감지되고 있다.

또 해외 건설현장은 산업 특성상 다수 인구가 함께 일하고 이라크 현지 의료 및 방역체계가 한국에 비해 열악, 귀국 항공편도 부족해 내국인의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이라크에 사업을 진행 중인 건설사들은 공사 현장을 중단하거나 입찰이 지연되는 등 해외 수주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지난 30일 한화건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던 협력사(두인건설) 소장 A씨가 발열증상을 보이다 현지병원에서 폐렴으로 치료 중 사망, 현장이 중단됐다.

A씨의 정확한 사인은 판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이날 귀국한 한화건설 현장직원 250명 중 10명(한화건설 7명, 협력사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불가항력에 의한 일시적 공사 중단으로 이라크 정부 및 발주처와 충분한 협의 진행 중”이라며 “일부 공사 일정에 차질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이라크 방역 당국 및 발주처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또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한 비상TFT를 운영, 향후 이라크에 남는 최소 인원 중 확진자 발생 시 전용기를 통한 송환 방법도 검토 중이다.

이와 더불어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라크 건설현장에는 현재 약 1천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GS건설·SK건설, 3개사 컨소시엄으로 시공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에는 약 600명이 근무하며 현장을 운영 중에 있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라크 지역 내 감염이 확산되고 있음을 알고 현장 근로자의 식사와 합숙, 현장 출입자 체온측정, 소독 등 코로나19 방역에 필요한 조치를 철저히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포스코건설 카밧 화력발전소 현장은 지난달 준공을 마무리, 5명의 직원이 잔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라크 2개 현장은 모두 준공 마무리하고 최소인원만 현지 근무 중이며 서류 전달 등 작업만 남은 상태”라며 “해당 최소 인원은 업무가 마무리 되면 방역당국 지침하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이라크 항구지역 알포 신항만 공사 프로젝트에는 70여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나가 있다. 다만 이 현장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입찰이 중단,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긴 곳이다. 이 사업지는 현재 다수 인원이 펜스 내에서 함께 공사 중인 현장은 아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장 내 확진자 발생 시 공사가 지연되는 다른 현장이 나올 수 있다"며 "발주처와 협의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근무자를 원하는 대로 귀국시키거나 현장을 중단할 수 없고 현재로써는 각 사별로 가이드라인을 준수, 감염 및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초부터 이어진 중동 현장별 방역 관리 덕에 타 현장 내 확진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다만 이라크 지역 내 하반기 수주 여건의 악화는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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