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펀딩 피해자들 형사소송 진행
옵티머스펀드로 정일문 사장 움직인다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증권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이 팝펀딩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건까지 휘말리게 되면서 명가 이미지가 퇴색 되고 있다.

불완전 판매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연이어 터지는 사건에 회사는 시름시름 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355억원 규모의 팝펀딩 펀드 환매를 중단한 데 이어 407억에 달하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건까지 발생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한투증권의 불완전판매 논란이다. 팝펀딩·옵티머스 펀드에 대해 사전에 이미 부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판매를 강행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 몇몇은 펀드 가입 당시 판매사인 한투증권에게 사모펀드의 투자 위험성에 대해 안내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부터 분당 PB센터를 중심으로 자비스와 헤이스팅스가 팝펀딩과 연계해 운용하는 '자비스팝펀딩홈쇼핑벤더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자비스 팝펀딩 홈쇼핑 벤더)과 '헤이스팅스더드림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헤이스팅스 더드림)을 판매해왔다.

그러나 일부 업체의 대출 상환이 지연되면서 자비스 팝펀딩 홈쇼핑 벤더 5호 사모펀드 등 총 355억원 규모의 투자 원리금 상환이 연기됐다.

팝펀딩은 P2P(개인간거래)대출업체로 중소기업의 판매 예정상품을 담보로 개인의 투자금을 빌려주고 상품 판매가 마무리되면 원리금을 회수해 투자자들에 돌려준다.

자산운용사들과 함께 ‘팝펀딩 펀드’를 만들어 자금을 모았지만 결국 펀드는 환매가 연기됐다.

이에 분노한 투자자들은 소송에 돌입했다.

'한국투자증권 자비스팝펀딩·헤이스팅스팝펀딩 환매연체 피해자 대책위'는 지난달 29일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 운용사인 자비스자산운용·헤이스팅스자산운용, 팝펀딩 관계자 등을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대책위는 "안정적으로 담보를 확보한다는 설명과 달리 부실 대출, 담보물 횡령 등으로 인해 펀드 가입 당시 설명한 수준의 담보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투자제안서 등을 통해 제시한 대출채권의 일부 차주 명단과 차주의 대출·상환 이력도 허위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자비스운용, 헤이스팅스운용이 팝펀딩과 이를 공모했거나 방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투증권은 팝펀딩 이외에도 옵티머스펀드로 판매사 신분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옵티머스펀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 원을 끌어 모은 뒤 서류를 위조해 대부업체와 부실기업 등에 투자한 의혹을 받고 있다.

편입 자산의 95% 이상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면서 대부업체 등 비상장기업이 발행한 사모사채 등에 투자한 것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 잔액은 5천172억원중 한투증권이 판매한 잔액은 407억 원가량이다.

현재 피해자들은 자신들을 속여서 판 것이 아니냐는 말과 함께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 정황을 입증할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투증권은 금융당국과 검찰 수사가 한창임에도 투자자 보상안 윤곽을 마련하고 있다.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한투증권도 옵티머스자산운용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이었지만 사태가 악화하자 보상안으로 선회하고 있다.

 
 

보상안과 관련해서는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사진)이 직접 움직인다.

한국투자증권은 3일 최고경영자(CEO) 주재 소비자보호위원회(소보위)를 열고 피해자 보상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소보위는 CEO주재인 만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위원장이 되는 의결기구다. 이후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중단 펀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한투증권은 비상품 부서를 포함한 테스크포스(TF)를 결성하고 자체적으로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한투증권 측은 “금융감독원의 옵티머스자산운용 실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상안이 의결되고 나면 의결 약 7일 후 조치를 실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고객의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불완전판매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불완전판매가 아니라면 판매사 입장에서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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