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두산퓨얼셀 등 매각 압박 없어두산그룹, ‘친환경 에너지 기업’ 탈바꿈 예고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두산그룹이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탈바꿈 할 전망이다.

채권단이 두산에게 돈 되는 계열사는 모두 매각해야 한다는 방침을 전했으나,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대해서만은 사업 영위 및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는 탓이다.

23일 업계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두산그룹 채권단이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이행 중인 두산에 대해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전환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측은 두산그룹 주력 계열사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험 확대 관련, 최근 3조원 대 신규 차입 해 줬다.

대신 채권단은 두산솔루스 및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 지분 매각 및 두산타워와 골프장 등 자산 매각 등 자구안 이행을 요구했다.

이에 두산에선 그룹 전반에 걸친 사업 구조 재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경우 유상증자 실시와 함께 사업 부문 재편이 진행 중인데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재편의 중심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친환경 에너지 분야 사업 영위에 대한 채권단 측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전체에 대해서도 채권단이 친환경 에너지 부문 매각만은 압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계열사 매각 또한 두산퓨얼셀과 두산DNI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살리는 쪽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두산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부가 분사한 회사로 연료전지는 수소를 이용하는 고효율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두산의 100% 자회사인 두산DNI는 수소연료 전지를 탑재해 두 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수소 드론을 개발 중이다.

대신 그 외 계열사는 모두 매각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건설기계·엔진 생산업체 두산인프라코어는 당초 매각 후순위로 분류돼 왔으나 최근 매각 진행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매각 협상이 한차례 무산된 전지박 등 첨단소재 생산업체 두산솔루스에 대한 매각작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두산의 모트롤(유압기기)사업부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고, 산업차량 사업부도 매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유압기기는 주로 굴삭기에 쓰이는 주행 모터, 메인 펌프 등으로 작년 매출이 5천억원대 중반을 기록했다. 지게차를 생산하는 산업차량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이 9천억원대였다.

정밀화학과 석유화학 공장에 쓰이는 장치류를 제작 공급하는 두산메카텍과 두산중공업이 지속적인 실적 악화 속 100% 자회사로 전환된 두산건설도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

두산타워와 두산중공업 비핵심사업인 골프장도 매물로 나와 있으며, 벤처캐피탈 사업 네오플럭스 또한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재계에선 두산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주목 받고 있는 소형 건설기계 제작·판매회사 두산밥캣 또한 상황에 따라 매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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