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움츠렸던 극장가가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배포 중인 6천원 할인권과 개봉을 미뤘던 신작 영화가 연이어 개봉일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6만명대까지 떨어졌던 주말 하루 관객 수도 18만명대까지 반등했다. 애초 3주간 진행할 예정이었던 할인권 제공 이벤트가 한 주 연장되면서 개봉 예정인 영화들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편집자주]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 관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연합>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 관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연합>

20~21일 영화관 38만명 찾아
지난달에 비해 6배 넘게 늘어
영화 6천원 할인권 행사 성과
개봉 미뤘던 영화에 호재될 듯

주말 영화관 관객 수가 반등했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38만여명이 영화관을 찾았다. 또 18일부터 21일까지의 관객은 총 59만9천여명이다.

특히 20일 관객 수는 19만명대까지 반등했다. 지난달 주말 하루 관객 수가 6만명대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이는 영진위가 지난 4일부터 배포 중인 6천원 할인권과 신작 영화의 개봉에 힘입은 것이다.

영진위는 ‘극장에서 다시, 봄’ 캠페인을 론칭해 지난 3주간 6천원 할인권 133만장을 배포했다. 할인권 적용 범위는 해당 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상영하는 영화다.

영진위는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75편의 영화가 상반기 개봉을 연기하거나 취소했고 지난 4월에는 관객이 전년 대비 94% 감소했다”며 “영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관객이 조성했던 영화발전기금을 관객에게 환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할인권 배포에 맞춰 개봉을 미뤘던 신작 영화도 연이어 개봉을 확정했다.

4일 영화 ‘침입자’와 ‘프랑스여자’를 시작으로 ‘아이즈 온 미 : 더 무비’,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 ‘결백’,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야구소녀‘가 순차적으로 개봉했다.

이 중 침입자와 결백이 누적 관객 수 50만명을 돌파했고 온워드도 주말 동안 9만명을 불러 모았다.

‘사라진 시간’과 ‘침입자’도 각각 8만명, 2만명을 동원했다.

앞서 영화관은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타를 맞았다. 확진자가 몇몇 영화관을 방문해 영업을 중단했으며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오프를 시행하거나 상영 회차를 축소했다.

또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CJ CGV는 36개 지점, 롯데시네마는 대구 전 지점과 경북 3개 지점, 메가박스는 21개 극장의 영업을 중단했었다.

이에 영화관 관객 수는 지난 3월 183만명에서 지난달 153만명까지 줄었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 대비 87.5%, 91.6% 줄어든 수치다. 특히 4월에는 97만명대까지 급락하며 전년 대비 92.7% 감소하기도 했다.

이는 멀티플렉스업계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롯데시네마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이다. 매출은 1천2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9.0% 감소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화관 휴관과 관객 수 감소, 신작 개봉 연기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영화관사업은 매출이 53.0% 감소했고 베트남법인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27.8% 줄었다.

CJ CGV와 메가박스도 적자를 봤다.

CJ CGV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71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천4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6% 감소했고 당기순손실도 1천185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적자가 확대됐다.

CGV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신작이 연이어 개봉을 연기해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이고 재개봉작도 다수 상영했지만 관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각국 정부 요청으로 영화관이 임시 휴업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특히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춘제가 시작되는 1월 말부터 영업을 중단한 중국 실적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메가박스도 올 1분기 영업손실이 122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12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줄고 당기순손실도 1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메가박스는 “코로나19로 관람객이 전년 비 52.7% 감소해 전반적으로 매출이 감소하며 영업손익이 적자전환했다”며 “1분기 후 고정비 부담 최소화를 위한 각종 비용 절감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진위가 할인권을 배포하자 관객이 다시 극장을 찾기 시작했다.

이벤트가 처음 시행된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약 48만명이 영화관을 방문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3월 이후 4일간의 관객 수로는 최고치였다.

4일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는 약 8만4천명으로 전일 대비 199% 증가했으며 나머지 3일 동안의 관객도 전 주 대비 111%의 증가율을 보이며 반등했다. 그 다음주에는 61만여명이 극장을 찾았다.

이 같은 할인권 효과에 힘입어 영진위는 할인권 이벤트 기간을 28일까지 한 주 연장했다. 이에 따라 24일 개봉하는 박신혜·유아인 주연의 ‘#살아있다’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이번달 초 발표된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할인권 지원 사업에 쓰일 88억원이 편성돼 있다. 추경이 확정되면 할인권 배포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할인권이 남아 캠페인을 한 주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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