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모바일 게임 연이은 흥행...사업부 통합 결정적

김정주 NXC 대표이사
김정주 NXC 대표이사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넥슨이 지난해 매각 불발 이후 진행한 체질개선 작업의 효과가 1년 만에 모바일 게임 매출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V4’,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피파 모바일’ 등 모바일 게임들이 잇달아 흥행하면서 지난해 매각실패, 고용불안 등으로 침체됐던 분위기가 급반전 됐다.

지난해 김정주 NXC(넥슨지주사) 대표이사는 넥슨의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넥슨의 매각금액은 약 15조원에 달했지만, 중국 판호 발급 중단으로 인한 국내 게임업체의 불확실성, 넥슨 신작들의 연이은 부진, 주 매출원이었던 ‘던전 앤 파이터’의 중국 매출 감소 등으로 냉담한 반응을 받으며 약 6개월 만에 매각추진을 철회했다.

매각 철회 이후 넥슨은 8년간 약 6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페리아 연대기’를 포함 ‘제노프로젝트’, ‘데이브’, ‘네 개의 탑’ 등 여러 게임들의 개발을 잇달아 중단했으며, ‘듀랑고’, ‘어센던트 원’, ‘배틀 라이트’, ‘마블 배틀라인’ 등 출시 1년 안팎의 게임에 대한 서비스도 중단해 수익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PC사업부와 모바일 사업부를 통합했으며 정상원 부사장, 박지원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가 넥슨을 떠나고 ‘던전 앤 파이터’를 개발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외부 고문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넥슨 직원들 사이에서는 매각 추진과 철회, 개발 프로젝트 중단, 사업부 개편, 매각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정상원 부사장의 퇴진 등을 겪으면서 고용불안과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잡음이 계속됐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열린 넥슨노동자조합의 고용보장 집회<사진=진명갑 기자>
지난해 9월 경기도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열린 넥슨노동자조합의 고용보장 집회<사진=진명갑 기자>

넥슨은 사업부 통합과 개발·서비스 중단으로 발생한 다수의 인력의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고 개발 중인 게임에 재배치해 집중도를 높이고, PC 온라인 게임의 노하우를 모바일 게임에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 성과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V4’를 통해 나타났다.

PC 온라인게임들의 경우 모바일 게임들보다 서비스 기간이 긴 편으로 장기흥행을 지향하는 업데이트 주기, 길드간 콘텐츠, 클래스간 밸런스 등의 노하우가 ‘V4’에 녹아들었다. 또 PC로도 플레이 가능한 크로스플레이 업데이트 때에도 PC사업부의 합류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V4’의 흥행 성공은 단순 매출 증가 측면보다 넥슨이 신규 IP(지식재산권)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최근 수년 동안 넥슨은 신규 IP 기반의 대작 모바일 게임 ‘듀랑고’, ‘카이저’, ‘트라하’를 잇달아 출시했지만, 모두 흥행하지 못했으며, 모바일 게임들의 연이은 실패는 결국 ‘던전 앤 파이터’ 의존도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산업계 전반적으로 미치며 넥슨도 중국에서의 매출이 급감했지만, ‘V4’의 장기흥행으로 국내 매출은 전년대비 78% 증가한 4천34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 들어서는 지난 5월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가 지난달 19일부터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유지하며 견조한 매출세를 올리고 있으며, 지난 10일 출시된 ‘피파 모바일’도 아직 서비스 초반이긴 하지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 중이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넥슨은 올해 자사의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며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가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 게임에 대한 중국 판호 미발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넥슨은 지난 2016년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의 판호를 미리 확보해 현재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중국 현지에서 사전예약 4천200만을 돌파한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사진=던파 모바일 사전예약 홈페이지>
중국 현지에서 사전예약 4천200만을 돌파한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사진=던파 모바일 사전예약 홈페이지>

해당 게임에 대한 현지 기대감도 상당해 현재 ‘던전 앤 파이터’의 사전예약자 수는 4천2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현재 현지에서 사전예약을 진행중인 게임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넥슨 관계자는 “1년전 여러 이슈로 잡음이 많았지만 최근에 사내 분위기는 긍정적이다”며 “최근 모바일 게임들의 연이은 흥행은 지난해 진행된 PC사업부와 모바일 사업부 통합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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