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무산 가능성 커져
이스타항공 인수전도 잡음 늘어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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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시간이 흐를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또한 자꾸만 꼬여가는 형국이다. 이들 항공사 인수전이 난항을 겪으며 시장 재편 후 부활을 기대했던 항공업계 고민 또한 깊어지고 있다.

26일 업계 따르면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수 주체인 HDC현산은 경쟁국 기업결합 심사 승인 지연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시점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으며, 확실한 인수 의지 표명을 요구한 채권단 요구에도 불응 중이다.

당초 HDC현산은 ‘가격이 비싸다’ ‘업계 전망이 불투명하다’ 등의 우려에도 불구, 신사업 진출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라는 정몽규 회장의 포부 아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업계에선 코로나19 확산이란 돌발변수 발생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조기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게 되자 HDC현산이 인수 작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판단 중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시간이 흐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게 인수협상 진행을 가로 막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3분기 660%였던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연말부터 매출 감소가 확대되는 가운데 항공기 리스비용과 금융이자 등이 더해지며, 올 1분기 6천280%로 반년 사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1조7천억원의 긴급자금을 투입키로 했으나, 올해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만 2조원 대에 달해 단기 처방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가능성이 커지며,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등의 사례가 주목 받고 있기도 하다. 당시 한화는 이행보증금 3천150억원 환수 소송을 제기, 이 중 1천260억원을 돌려 받은 바 있다. HDC현산이 채권단에 지급한 이행보증금은 2천500억원이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역시 최종 마무리가 되지 않은 채 잡음만 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항공업 피해 확대로 애경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제주항공 역시 자본건전성을 위협받고 있다 보니, 자본잠식규모가 날로 확대되고 있는 이스타항공 완전 인수을 위한 잔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모습이다. 올 1분기 기준 이스타항공 자본총계는 –1천42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적자규모가 2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들어선 이스타항공 체불임금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에선 2월부터 체불임금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측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 요구 중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선 민간 주도 시장 재편이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 항공사 국영화 또는 파격적 자금 지원 등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 노력이 가 좀 더 필요할 것이란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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