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운용자금용, 하반기 실적 회복 관건

<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제주항공이 유동성 위기 극복 및 운용자금 마련 목적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번 유증에 대해 업계에선 단기 재무환경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선 역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하반기 근본적인 수요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 21일 제주항공은 공시를 통해 총 1천7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 소식을 전했다.

주당 발행 예상가는 1만4천원이며, 발행예정 주식 수는 총 1천214만2천857주다. 유증 완료 시 제주항공 전체 발행주는 2천635만6천758주에서 3천849만9천615주로 늘어나게 된다. 증자 완료 시기는 7월 이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위기상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도 각고의 자구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노력의 한 부분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유증에는 지분 57%를 보유한 대주주 AK홀딩스 및 20%가 우선 배정된 우리사주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제주도(7.7%) 및 국민연금(5.7%) 등 주요 주주들의 유증 참여는 유동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제주항공은 유증을 통해 확보한 1천700억원 중 1천억원은 연말까지 회사 운용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700억원은 유동성 리스부채 중 올해 만기분(678억원) 상환에 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전체 차입금 규모는 6천417억원으로 이 중 유동성 차입금은 2천262억원에 이른다. 유동성 리스부채가 1천357억원이며, 단기 차입금이 800억원, 유동성 장기차입금이 105억원이다.

유증 실시 불구 이 회사에 대한 투자업계 장기 전망은 아직까지 부정적이다. 실적 개선에 대한 시그널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LCC에 대한 정부 지원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 등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증시 제주항공이 연말까지 버틸 유동성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유동성 우려를 완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하반기 국제선 운항 정상화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 진단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유증을 통해 차입금 상환 및 운용자금 확보 리스크 완화는 긍정적이나 결국 여객수요 회복이 관건”이라며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에 따라 국제여객 수요 회복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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