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자체 헤지 비중 차이로 희비 엇갈려
미래에셋대우 1분기 1위…한국투자증권 2위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올 1분기 실적에서 한국투자증권을 누르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양사의 1분기 실적을 가른 것은 파생상품이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1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천914억원으로 전년 동기 순이익 2천186억원을 달성했지만 올 1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1천339억원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미래에셋대우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천3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4% 감소했다. 순이익은 1천71억원으로 36.3%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에 ELS(주가연계증권)와 DLS(파생결합증권)등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컸다. 평가손실은 ELS나 DLS 부채 평가금액이 증권사가 보유한 헤지자산 평가금액보다 크면 발생한다.

지난 1분기 한국투자증권의 ELS 자체 헤지 비중은 50%를 넘었다. 지난 3월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장부가치가 611억원 하락해 전체 금융자산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체헤지 비중은 유동적인 것이기 때문에 기업마다 역량이나 환경 판단에 따라 다르게 가져간다”며 “회사의 종합적인 판단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ELS와 주식, 채권은 국내외 금융자산 가격 변동으로 4천574억원 손실을 봤고 원화 가치 하락으로 6천185억원 환차손(환율변동으로 발생한 손해)이 발생했다.

개인투자자 증가로 브로커리지(위탁거래 수수료)는 2천722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786억원 늘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매수가 급증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1천43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0.7% 급증했다.

ELS 관련 자체 헤지 비중도 30%로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 글로벌 지수가 급락했을 때 타격이 적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백투백 헤지(발행한 파생결합상품과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리스크를 상대방에게 이전시키는 상품거래)를 통해 리스크관리를 하기 때문에 자체해지비중을 낮게 가져간 결과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식을 포함한 해외물 분기 수수료 수입도 전 분기 대비 137.2% 늘어난 306억원으로 집계됐고 해외물 수수료 수입 비중은 21.4%까지 확대됐다.

전배승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ELS 관련 자체헤지 비중이 낮아 주식시장 약세에도 운용손실의 규모가 적었다"며 "8조 원에 이르는 투자자산에서 발생하는 분배금 및 배당금 수익도 안정적 이익기반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도 “한국투자증권은 위험회피를 위한 자체 헤지 비중이 다른 기업보다 커 주가 변동으로 인한 민감도가 컸던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상대적으로 자체 헤지 비율이 작아 낙폭이 적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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