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들 실적 압박 탓에 부실계약 늘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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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대형사들의 보험계약 유지율이 최근 3년 동안 매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유지율은 통상 13회차와 25회차를 본다. 보험료를 13회째, 25회째 납입했느냐를 기준으로 유지율을 매기는 것이다. 유지율이 낮을수록 허수 가입자가 많았음을 의미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25회차 보험계약유지율은 2017년 70.03%, 2018년 66.2%에 이어 지난해 60.98%까지 내려갔다. 한화생명의 보험계약유지율도 2017년 68.26%에서 2018년 64.64%, 지난해 60.13%까지 떨어졌다. 교보생명도 2017년 67.64% 2018년 65.46%, 지난해 63.92%로 떨어지며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13회차 계약유지율의 경우 교보생명은 2%p 가량 감소한 반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오히려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업계의 경우도 13회차 계약유지율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5회차 계약유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25회차 보험계약유지율은 2017년 70.85%에서 2018년 66.82%, 지난해 61.87%까지 떨어졌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도 지난해 각각 67.87%와 65.83%의 유지율을 기록하며 2017년 대비 6~8%p가량 내리막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도 2017년 70.81%에서 2018년 70.71%, 지난해 67.95%로 떨어졌다. 빅5 손보사 중에선 DB손해보험만 2017년 68.45%, 2018년 64.41%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65.49%로 올랐다.

업계에선 13회차보다 25회차 계약 유지율이 더 낮아진 것은 과도한 인센티브 경쟁에서 비롯된 부작용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일부 설계사는 본인이나 지인 명의로 가짜 계약서를 작성해 보험료를 대납하다가 해지 시 수령액이 납입보험료보다 많아지는 시점이 지난 후부터 계약을 고의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유지율은 보험사의 종합적인 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며 “경기 침체에 따른 보험 해지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끼치지만 설계사들의 부당 모집이 1~2년 뒤 해지율을 높이는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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