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인버스상품에 2조원 넘게 자금 유입…수익률 -11%

개인투자자들이 국내증시가 2차 급락 할 것이라는 예상에 인버스 상품에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
개인투자자들이 국내증시가 2차 급락 할 것이라는 예상에 인버스 상품에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금융상품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 ‘V’ 반등이 아닌 ‘W’반등을 했던 사례를 볼 때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한 달 동안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를 포함해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국내 리버스마켓 펀드 57개에 2조466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이 중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누적 순매수 금액은 약 1조6천529억 원에 달했다.

2X는 '음의 2배수'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명 '곱버스'로 불린다.

이어 TIGER 200선물인버스2X(3천546억원), KODEX 인버스(3천228억원)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3천107억원), KBSTAR 200선물인버스2X(1천687억원) 등 다른 인버스 상품들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이 인버스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2차 급락장’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14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회복한 상황에서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코스피가 다시 한 번 급락해 'W자'를 형성할 것이라는 경험에서 나오는 예측이다.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는 2008년 9∼10월 1차 저점을 기록한 뒤 11∼12월 기업 신용 위험에 따른 우려로 2차 저점이 형성됐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경제지표 악화나 기업 실적 충격 강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기적으로 증시가 'W'자 형태의 횡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너무 ‘W’만 바라봐 무리하게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 14일 기준 국내 리버스마켓 펀드 57개의 평균 수익률은 한 달간 -11.44%에 그쳤다.

특히 개인 투자자 자금이 몰린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경우 한 달 수익률이 -14.94%에 불과했고 KBSTAR 200선물인버스2X(-15.32%)와 ARIRANG200 선물인버스2X(-14.79%) 등 다른 인버스 상품들도 수익률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만약 ‘W’반등이 아닌 ‘V’반등을 하게 된다면 대규모 손실이 일어나게 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하지 않고 정체 구간에 들어간다면 수익률 측면에서는 인버스2X ETP(상장지수상품)가 기초지수보다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며 "이런 상품은 장기투자보다는 모멘텀·단기투자에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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