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이익 20.5% 감소 불구 배당
2014년 이후 배당으로 1조1천억 지급
직원들에겐 5개월만에 또 희망퇴직 접수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실적 부진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오비맥주가 외국계 대주주에 대한 배당을 20%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비맥주는 지난 10일 공시한 2019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배당금으로 4천390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2017년(3천450억원) 대비 27.2% 늘어난 금액이다. 이 배당금은 모두 오비맥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벨기에 맥주기업 AB인베브(Anheuser-Busch InBev)에게 돌아갔다.

이에 따라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2014년 이후 총 1조1천540억원을 배당금으로 수령하게 됐다.

이는 AB인베브의 오비맥주 인수금액인 58억달러(당시 환율로 6조1천680억원)의 18.7% 수준이다.

이 같은 배당금 증액은 오비맥주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단행됐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1조6천981억원) 대비 9.1% 줄어든 1조5천42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2018년(5천145억원) 대비 20.5% 감소한 4천8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3천805억원) 대비 27.9% 감소한 2천743억원에 머물렀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은 맥주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는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오비맥주의 맥주 판매량이 전년보다 6.9% 감소한 4억1천925만ℓ였다고 지난달 10일 밝혔다.

또 하이트진로의 맥주 판매량은 전년보다 8% 증가해 2억6천412만ℓ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3위인 롯데칠성음료는 전년보다 33.9% 급락한 3천681만ℓ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2018년 49.5%에서 지난해 48.9%로 낮아졌고 같은기간 하이트진로는 26.9%에서 30.8%로 높아졌다. 롯데칠성음료는 6.1%에서 4.3%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오비맥주는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5개월만의 희망퇴직이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오비맥주는 2016년부터 노조와 협의를 통해 매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상황이 악화돼 시기를 앞당겼다.

오비맥주는 앞선 지난 6일부터 청주공장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다음달 5일까지 4주간 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청주공장은 주로 유흥·외식업소에 공급하는 카스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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