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피어/ 미야베 미유키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전작 ‘희망장’에서 조그마한 탐정 사무소를 차린 스기무라 사부로가 마침내 제대로 된 프로 탐정으로 활약하며 여성을 경멸하는 불쾌한 남자들의 번들거리는 욕망을 쫓기 시작한다.

첫 의뢰인은 자살 미수로 입원한 딸과 한 달이 넘도록 연락이 안 돼 고민에 빠진 부인이다.

사위는 장모님 때문에 아내가 자살을 시도했다며 비난하고 병원에서는 배우자의 허락 없이 면회가 어렵다며 가족들의 만남을 가로막는다.

딸은 왜 자살을 시도했을까. 이 석연치 않은 해프닝의 배후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온 사회의 뿌리 깊은 어둠이 있었다.

저자는, 인간이라는 껍데기에 더러운 물을 가득 채운 듯한 가해자들과 대결하는 탐정 스기무라의 시선을 통해 여성을 혐오하는 문화를 거울처럼 비추며 일상의 표층 아래에 있던 ‘폭력’을 들춰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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