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에 경쟁매물까지 등장, 매각 장기화 조짐

<사진=KDB생명>
<사진=KDB생명>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새주인 찾기에 한창인 KDB생명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체질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매각 작업은 안갯속에 빠졌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해 3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8년 1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RBC(지급여력비율)도 지난해 6월과 10월 두 차례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전년과 동일한 215%를 유지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여력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RBC비율이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개선은 구조조정에 따른 사업비 효율화의 결과다. KDB생명은 지난 2017년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과 함께 170개인 지점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통폐합을 실시한 바 있다.

KDB생명은 올해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투자수익률 제고에 신경쓰면서 이차역마진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KDB생명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매각 작업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매각 공고 이후 예비입찰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KDB생명 몸값을 두고 산은과 시장의 간극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천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만들어 KDB생명을 인수했다. 현재 KDB생명 지분은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인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가 26.93%를,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가 65.80%를 각각 보유 중이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투입한 돈을 더하면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쏟아부은 돈만 1조원이 넘는다. 비용 회수를 감안해 매각가를 유지할 경우 또다시 매각 자체가 불발될 수 있고 반대로 매각가를 터무니없이 낮추면 헐값매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악화된 보험업 환경 또한 매각을 더 어렵게 하는 요소다. 최근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0%대에 돌입하며 보험사의 수익성 악황에 대한 우려가 높다. 우량매물로 꼽히는 미국계 생보사 푸르덴셜생명이 시장에 나오면서 KDB생명의 매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와 푸르덴셜 생명 등 경쟁 매물 등장으로 인해 KDB생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결국 매각 가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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