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도 금리 인상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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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대폭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은행권 전반적으로 수신금리 인하에 나선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최근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3%포인트 인상했다. 만기가 12개월 이상 36개월 이하 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 연 2%의 금리를 제공한다.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뱅킹을 통해 가입하면 우대금리 0.1%포인트를 추가로 받아 최고 2.1%의 금리를 적용한다.

OK저축은행도 2천억원 한도로 정기예금 특판을 진행하면서 ‘OK안심정기예금’의 금리를 0.3%포인트 올렸다. 만기가 12개월 이상, 24개월 이상, 36개월 이상인 상품에 상관없이 연 2.1%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OK저축은행은 최대 연 2.0%의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도 내놨다. ‘중도해지 OK 정기예금 369’는 기본금리 연 1.5%에 우대금리 0.5%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2% 금리를 제공하며 가입자가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별도의 중도해지이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다른 저축은행들 역시 기준금리 인하 후에도 예금금리를 떨어뜨리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가 인하된 후 2주 안팎의 기간을 두고 수신 금리를 0.1%~0.5%포인트 내린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당시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1.90%였지만 8일 기준 연 1.91%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들이 높은 수준으로 예금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수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고객의 상당수가 높은 이자를 찾아 금융사를 옮겨 다니는 ‘금리 노마드족(族)’인 점을 고려해 저금리 기조 속 기존 고객을 지키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려는 포석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인해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했다”며 “정기예금 금리 인상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객, 목돈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고객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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