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30일 "조흥은행, LG카드 인수로 재무상태가 아직은 좋지 않다"면서 "2년 정도 뒤에는 신한도 새로운 딜을 모색할 수 있는 재무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우 회장은 이날 저녁 취임 100일 째를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보생명을 인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형화 한다면 은행 부문보다는 비은행 분야로 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주사 최고경영자의 정년을 만 70세로 정한 대목이 눈길을 끄는데, 나이 제한을 둔 이유는.

" 그동안 지주사 최고경영자의 정년에 제한이 없었다. 지난번에 (신한)사태가 일어났을 때 (라응찬 회장) 연세가 74세셨다. 하지만 이렇게 정해놓고 나면 (회장을)하고 계신 분들도 앞으로는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룹도 어느 시점에서 (수장이) 교체가 된다면, 좋은 일이 아닌가."

- 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면 최고경영자의 정년을 굳이 70세로 정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지주 회사는 (업무의) 범위가 넓고, 판단해야할 일도 많다. 최고경영자는 도전의식도 있어야 한다. 70세 이상일 때 과연 이러한 업무들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 해외 사례도 참조했다. 무엇보다, 업무를 직접해보니 결제도 많이 해야 하고, 대외활동도 많다. 70세 이상은 무리다."

- 만 67세 이하여야 신임 최고경영자로 부임할 수 있다는 자격 조건을 둔 것은 또 왜 그런가.

"새로 부임한 그룹 CEO의 나이가 68세라면 2년 정도 하고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 69세라면 1년밖에 할 수없다. 최하 3년은 CEO로서 근무할 수 있는 나이여야 한다. 그래서 만 67세를 기준으로 정했다. "


- 당장 내년 3월에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자회사 경영자들도 이 룰이 적용 되는가.

"오늘 얘기하는 것은 지주회사 CEO에 적용되는 사안들이다. 자회사는 기존 시스템이 있으니까 그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 후계자 승계프로그램도 초미의 관심사인데, 그룹 회장의 후계자 범위에는 어떤 사람이 포함되나.

"그룹 경영회의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일차적 후보다. BNP 파리바는 COO 두 분을 후보대상으로 정했지만, 저희는 그런 분들보다 그룹경영회의에 참가하는 멤버들 사이에서 후계자를 고를 것이다. 이사회에 대한 보고나 설명 등을 하는 과정을 통해서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들이 있지 않겠는가."

- 외부 인사도 후계자 승계 프로그램의 대상이 될 수 있나.

"외부인사가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외부인사보다는 내부인사가 유리하다는 느낌은 든다. 단 외부에서 온다면 일정 기간 지주사 자회사의 CEO나 임원으로 자신의 역량을 검증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룹 의사결정 시스템의 변화도 눈에 띈다. 집단 지성이라는 서술어가 관심을 끈다.

"혼자하는 것에서 함께하는 것으로 바꿔야한다. 민주화해야한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 인수 관련해서도 회의에 붙여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은행, 카드를 비롯한 계열사 수장들이 각자 분야에서 담금질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의견을 낼 수 있으니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집단 지성에 의한 경영이 중요하다."

- 일부 영역부터 매트릭스 시스템 도입할 방침을 밝혔는데, 전면적으로 도입할 계획도 있나.

"파리에 갔을 때 (BNP파리바와) 공식적인 대화 외에 저녁 식사를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매트릭스 조직이) 잘 되느냐고 묻자, 나름대로 문제가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업무적으로 여러 회사에 걸쳐 보고를 해야 하는 일이 복잡한 것 같다. 내년에 1년 정도 운영해서 문제점을 보고 본격적인 매트릭스로 갈지, 아니면 한국형 매트릭스로 만들어갈 지 결정할 것이다."

- 한국형 매트릭스 조직의 수장은 어떤 직급인가.

"업무별로 고객의 니즈가 큰 부분만 가지고 먼저 해보려고 한다. 구체적인 이야기지만 CIB라던지 WM의 헤드를 어떤 직급으로 임명할 것인지가 문제다. 높은 직급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은행의 비중이 제일 커서 은행 총괄이 PB, CIB부문을 총괄하는 식으로 해보려고 한다."

- 사모펀드들이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참여했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의사가 있나.

"앞으로 대형화 한다면 은행보다는 비은행 분야로 갈 것이라는 방침을 여러차례 밝혔다. 우리금융을 인수할 능력이 안된다. 조흥은행 인수 차입금은 정리됐지만, LG카드 인수관련 차입금은 여전히 남아있다. 올해 연말 지나면 5조3000억~5조5000억원 정도 남을 것이다."

- 교보생명 인수설이 시장에 돌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경쟁사들에 비해)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태다. 교보생명같은 경우도 꽤 큰 금액의 딜이 될 터인데 현실적으로 애로가 있다. 2년정도 뒤에는 신한도 새로운 딜을 모색할 수 있는 재무상태가 될 것이다."

- 해외은행 인수 추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사려고 했었다. 자원도 많고. 그런데 경쟁자들이 값을 올려놨다. 몇 년전에 (M&A) 했으면 좋았을 텐데. 신한의 PBR이 1.2 정도 수준이고, 다른은행은 0.7~0.8 수준이다. 그만큼 저 평가 돼 있다는 것인데, 인도네시아 은행들은 3배 정도가 된다. 그만큼 가격이 세다. 망설이게 되더라. 하지만 장래성이 밝아 고민하고 있다."


-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일컬어 '4대 천황'이라고 부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금융기관 CEO에 천황이라는 호칭은 안맞다. 관장하는 기관에 관한 전문가로서 경영실적과 주가로 평가받으면 되는데, 천황이니 하는 건 안좋다고 본다. 신한처럼 천황 소리 나오지 않는 것이 정도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