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투자자들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잇따라 전산장애가 발생해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가 코로나19로 인해 폭락과 급등이 반복되자 MTS에서 전산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SK증권 등 일부 증권사 MTS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5일 오전 9시 20분 지문을 이용한 MTS 바이오 인증 작업에 장애가 발생해 로그인과 주식 거래가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한투증권 MTS의 바이오 인증 기능은 약 1시간 25분 만에 정상화됐다.

NH투자증권 MTS ‘나무’도 오전 9시부터 10분가량 접속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 관계자는 “개장 시점에 접속자가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일부 고객의 MTS에서 5분가량 접속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의 MTS 역시 개장 직후 간편 인증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고객에 한해 간헐적인 접속 지연이 있었던 거라 매매주문이나 투자정보 열람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지난 11일 개장 후 약 3시간 동안 MTS 접속이 불가능했다. 이미 접속 상태에서도 실시간 조회가 되지 않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도 체결과 잔고조회를 할 수 없었다.

키움증권도 지난 9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MTS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지난 9일 밤 11시30분부터 약 20분 간 해외주식거래 MTS인 '영웅문S글로벌'에서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13일에는 국내주식거래 MTS인 '영웅문S'에서 장 초반인 오전 9시5분부터 약 10분 간 접속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 증권사 MTS에서 지속적인 전산장애가 나타나고 있는 이유로 회사 관계자들 공통되게 “코로나19로 연일 증시가 급등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몰렸기 때문이다”고 말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버 장애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져 손해배상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게시판에는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플에 대한 신경은 쓰고 있는 것이냐” ,“회사로부터 팝업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전산장애를 공지 받지 못했다”등 불만의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한 개인 투자자는 “거래활동이 제일 많은 장 초반 MT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다”며 “증권사는 투자자들한테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증시는 매일 등락폭이 급변동하는 상황에서 증권사가 사전에 서버 가능 접속량을 늘리지 못한 것과 기술력이 미흡하다는 지적받고 있다.

이에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전산장애를 통해 서버 가능 접속량을 늘리고 있다”며 “손해배상과 관련해서는 회사에서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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