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현실화율 제고, 다주택자 부담 늘어

서울 송파구 한 상가 부동산에 나온 아파트 급매물 <사진=연합>
서울 송파구 한 상가 부동산에 나온 아파트 급매물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급등, 전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 다주택자들이 빠르면 5월 중 매물을 쏟아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23일 업계 따르면 2020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직후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 매매 물량 증가 및 가격 하락 전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국토교통부는 올해년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전국 공시가는 전년 대비 5.99% 올랐고 그 중 서울이 14.75%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국과 서울 상승률 모두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고가 아파트 위주 공시가 현실화율 제고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남구(25.57%) 서초구(22.57%), 송파구(18.45%) 등 강남 3구가 전국 시·군·구 공동주택 공시가 상승률 1~3위를 차지했다.

이어 교육수요 및 재건축 움직임이 있는 양천구(18.36%) 재개발 기대치가 높은 영등포구(16.81%) 성동구(16.25%) 용산구(14.51%) 등의 공시가가 많이 올랐다.

가격대별로는 시세 30억원 이상의 고가아파트 공시가가 평균 27.39% 급등했다. 이에 따라 종합부동산소득세 편입 대상이 확대됐고,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 또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세금 부담이 커지며 고가 아파트 매도 문의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 급매물에 대한 수요만 있을 뿐 아직까지 실제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강남지역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코로나19에 공시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매물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추후 가격 하락 전망이 있다 보니 실제 거래는 뜸하다”며 “보유세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거래가 늘어날 수도 있으나 전세를 반(半)전세로 돌리는 등의 변화가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강남에 이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수용성(수원·용인·화성) 등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 내 부동산 매물 증가 및 가격 하락 전망도 나온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공시가 현실화율 제고에 따라, 다주택자 중심 고가 아파트 보유부담이 크게 높아졌다”며 “6월까지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이란 점에서 볼 때, 서울은 물론 여타 지역에서도 5월 내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규제가 지속 강화되며 전월세 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일각에선 세 부담 확대에 따라 1주택 유지도 어려워진 직장인들이 늘 것이라며 ‘보유세 푸어(Poor)’가 늘어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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