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금융부 기자
이승용 금융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금융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자신있게 외치던 정부가 모든 상황이 악화되고 나서야 뒤늦게 대책을 내놓으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이 연일 폭락하자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에 이어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기금 등의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하지만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한발 늦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공매도 금지 발표 때는 이미 공매도 세력이 1조원 이상의 주식을 팔고 나간 후에에 뒤늦게 나온 대책이라는 이유로 뭇매를 맞았다. 또한 부랴부랴 공매도 금지 카드를 내놓은 금융위가 '시장조성자 예외조항'을 두면서 기관투자자들에게 오히려 특혜를 준 셈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현재 공매도 금지 가처분 소송을 준비 중이며 추가적으로 시장조성자 제도 폐지운동도 할 예정이다.

만약 처음부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강화가 아닌 ‘공매도 금지’를 강경 대책으로 썼다면 최근 2주새 코스피지수가 600포인트나 빠질 정도의 대폭락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실기(失期) 지적에 "겸허하게 비판을 받아들인다"며 "급락 상황이 왔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한시적 공매도를 금지하는 부분이 맞았다"고 밝혔다.

한 개인투자자는 “공매도 세력들은 실속 챙기고 빠졌지만 남아있는 개미들은 다 털렸다”며 “전면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를 2월말에서 늦어도 3월초에는 실행을 했어야지 뒤늦게 예외 조항을 둔 공매도 금지는 위로는커녕 화만 난다"고 비판했다.

공매도 금지에 이어 후속으로 발표한 채권시장안정펀드·증권시장안정기금도 코스피가 1500선이 붕괴되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긴급하게 내놓은 대책이다. 19일 코스피는 8% 넘게 폭락해 2009년 7월 23일(1496.49) 이후 약 10년 8개월 만에 1500선마저 붕괴됐고, 1450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대책도 당장 시행되는 것이 아닌 추후 2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한다고 해 투자자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상황을 지켜본 다음 결정하기 때문에 대응이 늦게 보일수도 있다”며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에는 또 사태가 터진 후에 수습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계속되는 금융당국의 '사후약방문' 식 대책 마련에 투자자들의 불안감과 분노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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