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삼성생명·한화손보, 20일 현대해상 주주총회서 새 대표 선임

▲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현대해상 조용일 사장, 이성재 부사장, 강성수 한화손보 사장(왼쪽부터) <사진=각사>
▲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현대해상 조용일 사장, 이성재 부사장, 강성수 한화손보 사장(왼쪽부터) <사진=각사>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보험사들이 CEO 교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업계를 대표하던 장수 CEO들이 연이어 퇴진하면서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는 보험업계에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 DB손해보험·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보험사들의 릴레이 주주총회가 열린다. CEO가 교체되는 곳은 19일 주총 예정인 삼성생명·한화손보와 20일 예정인 현대해상이다.

먼저 현대해상을 10년간 이끌어온 이철영 부회장은 이달 정기 주주총회 자리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 부회장은 2007년 처음 현대해상 대표이사에 올라 중간에 3년 동안 회사를 떠나있던 시기를 제외하고도 10년간 현대해상을 이끈 보험업계 대표 장수 CEO다.

현대해상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조용일 사장과 이성재 부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들은 20일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확정되면 이후 이사회에서 각자 대표이사로 임명될 예정이다.

이 부회장과 함께 장수 CEO로 통하던 차남규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갑작스럽게 용퇴를 결정한 데 이어 같은 한화그룹 계열 보험사인 한화손해보험의 박윤식 사장도 오는 19일 주총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후임으로는 강성수 사업총괄 부사장이 내정됐다. 강 부사장은 한화 재무팀장과 한화손보 재무담당 전무, 한화 지원 부문 부사장 등을 지낸 '재무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달 19일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전영묵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삼성생명을 이끌었던 현성철 사장은 1960년생으로 삼성그룹의 ‘60대룰’을 피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전영묵 대표는 재무심사팀장과 투자사업부장, 자산PF운용팀장, 자산운용본부장을 거치며 자산운용 부문에 강점이 있다.

보험사들의 CEO교체는 최근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자산운용 수익에 어려움을 겪었고 손보사들 역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로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천7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3% 급감했다. 한화생명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순익이 87.2% 줄었고 현대해상은 27.9% 감소했다. 한화손보는 6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201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올해도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최근 업계에 불고 있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을 최대주주로 둔 캐롯손해보험이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출범했고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의 합작 디지털보험사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보험사들의 비대면채널 전환에 더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보험사들은 주기가 긴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다른 업권에 비해 장수 CEO도 많고 대표이사 연령대도 높은 편이었다”며 “업황이 악화되면서 새로움을 추구해야하는 보험사들이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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