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 신승철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순빈 봉 씨는 종부소윤 봉려의 딸로 1429년 문종의 두 번째 세자빈으로 책봉되지만 여종과의 동성애 스캔들로 인해 1436년 폐출된다.

그 과정이 조선왕조실록에 그대로 수록되어 있지만 어디에도 봉 씨의 목소리는 없다.

이에 15명의 여성들이 의기투합해 “이 땅에 딸로 태어난 이들이 어떻게 살았으며, 이 땅에 여자로 자라난 이들이 어떻게 고통받고 스러졌는지”를 밝히기 위해 ‘거짓말쟁이들의 추리’라는 소설을 써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한다.

이후 글쓰기에 참여한 여성들이 차례로 살해당하고, 출간된 책조차 서점에서 감쪽같이 사라진다.

 폐출된 세종의 두 번째 며느리 순빈 봉 씨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봉 씨의 목소리를 작가는 여성들의 소설 이어쓰기를 통해 들려준다.

지아비(문종)에게 버림받은 여인이 택할 수밖에 없었던, 내밀한 공간에서의 은밀한 사랑이 그리움과 외로움, 처연함과 결연함 속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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