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반 제조업, 1분기 실적 쇼크 예고
온라인 소비 늘어, 경기회복은 하반기

2020년 1분기 중국 GDP 성장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3~4% 혹은 그 이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중국 경제가 일시적 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계 또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단,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피해정도가 각 업종별로 상이해 회복 시기를 두고선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주]

코로나19 대응책 보고회에 나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연합>
코로나19 대응책 보고회에 나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지난 17일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 인하 및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석 달여를 넘어서며 자국 경제에 대한 대외 신인도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자, 바이러스 사태 종식까지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도 서둘러 경기부양책을 꺼내 들었다.

국내 산업계에선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 표명이라며, 경기부양 효과는 2분기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 보고 있다.

반도체, 단기 악재 불가피

반도체 업종의 경우 2002년 사스(SARS) 때와 최근 상황이 비슷하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장기 호황을 누리다 공급 과잉에 따른 부진이 찾아왔고 그 시점에 바이러스 확산이란 악재까지 겹친 게 그때와 닮아다는 지적이다.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선 2002년 11월 사스 발발 소식과 함께 글로벌 반도체 출하량이 급감했다가 사스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2003년 5월 이후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기세가 꺽이고 난 직후가 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한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글로벌 발주처 주문량에 큰 변동이 없다는 점 또한 이번 사태를 단기 악재로 보는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단, 1분기 실적 급락은 피해기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또한 만일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수요 감소에 따른 경기 부진 우려도 일부 존재한다.

스마트폰, 상반기 역성장 예고

스마트폰의 경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업계 전반에 걸친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1~2분기 중국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4% 13.8%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추정치 대비 각각 37.9% 13.3% 하향 조정된 수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또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분기에만 중국시장 출하량이 기존 추정치 대비 12% 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으로, 글로벌 전체로 보면 0.2%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스마트폰 실적 회복 시점과 관련해선 코로나19 사태가 조기 진정된다는 전제 아래, 올해 하반기 이연된 수요가 집중될 것이며 연간 실적 또한 상승세로 마무리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 수장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연합>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 수장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연합>

공급 비상, 디스플레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50%를 넘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공급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중국에선 정부 지침에 따라 일부 시설을 제외한 대다수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이 정상 가동 중인데, 춘절 연휴 등으로 근로자가 이탈한 뒤 복귀는 잘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가동률 자체는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시설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1분기 이후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특히 6~7월 도쿄 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개최에 따른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할 경우 LCD 패널 가격이 폭등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 바닥 수준인 LCD 가격이 소폭 상승하더라도 공급량 부족분을 고려하면 디스플레이 공급 업체들의 연간 실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얼어버린 조선, 하반기 해빙 기대

글로벌 조선업계도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발주물량이 대폭 감소했다. 신조 투자의 선행지표라 볼 수 있는 해운 시장 운임료도 급락했다. 이에 대해선 중국 원자재 시장 경기 부진 장기화에 대한 시장 우려가 선반영된 조치로 알려졌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선 중국 경제활동이 빠르게 복구되고 물동량이 정상화된다고 볼 때, 올 하반기 중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의 경우 황산화물 규제 실시에 따른 LNG운반선 및 추진선 설계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 흐름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후 한산해진 거리 풍경 <사진=연합>
코로나19 확산 후 한산해진 거리 풍경 <사진=연합>

코로나 직격탄 맞은 항공

국내 항공업계는 지난해 반일 불매 운동부터 항공여객수요가 급감하기 시작, 올해 상반기에는 역대급 실적 부진을 기록 중이다.

이런 가운데 기존 LCC(저비용항공사)들은 물론 새로 시장에 참여한 신규 LCC들의 자본건전성이 조만간 위태로워 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항공수요 개선 시기와 관련해선 사태 조기 수습 시 5월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LCC 업계에선 하반기까지 살아남은 대형 LCC업체들이 업황 회복의 과실을 누릴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미디어·게임, 트랜드 변화

미디어산업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출 자제 움직임 속 극장 관람객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폐쇄를 요청한 중국은 물론 한국 역시 극장들의 손실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올해 1월 국내와 중국 박스오피스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각각 -5%, -34%를 기록했으며 2월은 역성장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채널사업자의 경우 TV 광고 사업이 코로나19 타격을 입었으나, 집에서의 여가 시간을 증가는 사례가 늘며 OTT 소비 시간은 증가해 부가판권 수익은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의 경우 코로나 확산 여파 속 경기 방어주로서 안정적인 매출을 지속하고 있다. 외출 대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며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다만 게임 시장이 이미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집에서의 여가 시간 증가로 인한 게임 이용 시간 증가는 제한적이란 의견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폐관한 모델하우스 <사진=연합>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폐관한 모델하우스 <사진=연합>

유통, 온·오프라인 명암 갈려 

온라인 쇼핑의 경우 코로나10 사태 이후 오히려 거래액이 증가했다. 코로나 감염 공포로 외부 활동이 위축되면서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이용비 중이 낮았던 50대 이상 시니어세대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설 명절 직후 일주일간 50대와 60대의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68%, 48% 증가했다. 구입물품 역시 마스크와 손 소독제는 물론 간편식·건강식품·식재료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택배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동량이 평소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번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비대면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도 나온다. 또한 올해는 적자폭 확대로 우체국이 택배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민간 택배 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채널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중 한한령이 해제되며 되살아 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국내 면세업계 실적이 아직까지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 또한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 그 이후로나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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