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대웅제약, 수익성 악화…경동제약·한올바이오, 영향 미미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발암물질이 검출됐던 위장약·당뇨약을 판매한 주요 제약사의 지난해 실적이 희비가 엇갈렸다.

일동제약과 대웅제약은 수익성이 악화됐고 경동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호조세를 이어갔다.

일동제약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천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은 1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은 “라니티딘 성분 ‘큐란’의 판매 중단과 개발비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큐란은 라니티딘 단일제 중 가장 규모가 큰 일동제약의 주력 제품이다. 2018년 처방액은 207억원이다.

일동제약은 라니티딘 사태 이전인 지난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3분기에는 165억원으로 2.4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앞서 지난해 위장약 성분 라니티딘과 니자티딘, 당뇨약 메트포르민에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nitrosodimethylamine·NDMA)이 잠정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됐다며 일부 혹은 전 제품의 판매를 중지시킨 바 있다.

대웅제약도 이 영향으로 영업이익 증가 폭이 줄어들었다.

대웅제약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314억원으로 2.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6.5% 증가한 1조52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265.6% 증가한 202억원이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연중 가장 낮은 14억원에 그쳤다. 이는 직전 분기 28억원보다 51.7% 감소한 수치다.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제품 중 매출이 가장 높은 ‘알비스’와 ‘알비스디’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각각 379억원, 18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제품이다.

반면 니자티딘·메트포르민 약품을 판매하던 경동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영향이 미미했다.

경동제약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직전 분기보다는 21.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천765억원으로 1.5% 감소, 당기순이익은 228억원으로 329.3% 증가했다.

경동제약은 니자티딘 조치 당시 ‘자니틴’이 판매 금지됐으나 매출 규모가 작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경동제약은 “2018년 손익구조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통합 정기세무조사 결과가 비경상적으로 반영되어 감소했었다”며 “이 효과를 제외할 경우 지난해 손익구조는 통상적인 기업 활동의 결과가 반영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69억원으로 207.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8.1%, 495.1% 증가한 1천85억원, 198억원이다.

한올바이오파마가 판매 중인 메트포르민 성분 함유 제품 ‘글루코다운오알’은 지난 2013년 메트포르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이 54억원에 그쳤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핵심자산인 자가면역질환 항체신약 ‘HL161’과 안구건조증 신약 ‘HL036’이 기술수출된 후 마일스톤(기술료) 등 기술료수익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향상됐다”며 “올해 역시 이뮤노반트(Immunovant)와 하버바이오메드로부터 기술료가 추가되며 예상돼 실적 향상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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