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어머니·여동생 우군 확보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가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이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KCGI·반도건설과 연합한 조현아 대한한공 전 부사장을 상대로 어머니와 여동생을 우군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한진가 남매 대결의 최종 승자는 3월 개최 예정인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누가 소액주주들의 선택을 받게 되느냐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는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합니다”며 “저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합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며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합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조현아 전 부사장은 조원태 회장 체제 지속을 반대한다며,  KCGI·반도건설 등과 공동 연대를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과 공동연대 측은 조 회장을 대신할 전문경영인 도입의 필요성을 밝히며 이를 위한 주주제안과 의결권 행사 의사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업계에선 '조 전 부사장의 선택이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조원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위협해 온 KCGI가 오너 일가 경영퇴진 및 조 전 부사장이 관심을 가져 온 호텔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왔고, 오너 일가 제외 조원태 회장 우호세력 지분율이 28.1%인 상황에서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부사장 지분율 합이 32.1%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조원태 회장이 어머니와  여동생을 우군으로 확보하는데 성공, 한진가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 측에 다소 유리하게 넘어간 상황이다.

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업계에선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해 속단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3월 주총 전까지 한 달여가 남은 가운데, 주총 결과를 판가름 할 소액주주들이 오너 일가 중 누굴 선택할지 예단이 쉽지 않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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