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사장 선임, 준법감시위 상설화 예고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구현모(사진) KT 사장이 취임 후 단행한 첫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통해 혁신 경영 실천 의지를 내비쳤다. 조직슬림화에 이어 CEO 견제장치를 스스로 마련한 것으로 업계 평가 또한 긍정적이다.

지난 16일 KT는 ‘조직 슬림화’와 'CEO 권한견제'에 초점이 둔 2020년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KT는 올해 전체 임원 수를 전년대비 12% 줄어든 98명으로 축소했다. KT 임원급 인사가 두 자리 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전무 이상 고위직도 33명에서 25명으로 줄어들었다.

각 부문별 통합 작업도 진행됐다.

영업과 상품·서비스 개발로 나눠져 있던 조직이 하나로 합쳐졌으며, 기존 ‘커스터머&미디어 부문’과 ‘마케팅 부문’은 ‘커스터머 부문’으로 통합됐다.

신설된 ‘커스터머 부문’은 5G, 기가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유무선 사업, IPTV, VR 등 미디어플랫폼 상품·서비스 개발과 영업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기업고객(B2B)과 글로벌고객(B2G) 담당 부서는 ‘기업 부문’으로 재편됐다. 신설 ‘기업 부문’은 기존 고객관리 업무 뿐 아니라 기업고객들의 디지털 혁신 활성화 사업도 도맡게 된다.

전국 11개 지역고객본부와 6개 네트워크운용본부는 유기적인 고객 서비스와 기술 지원을 위해 총 6개 광역본부로 합쳐졌다.

또 그간 KT가 정경유착 등 사회적 이슈로 몸살을 앓아 온 만큼 준법경영시스템도 강화됐다.

기존 준법감시를 맡으며 비상설로 운영되던 ‘컴플라이언스 위원회’가 상설화됐으며, 이를 총괄할 최고준법감시책임자가 이사회 동의를 얻어 선임될 예정이다. 최고준법감시책임자는 경영 전반과 사업 추진에 있어 적법성과 제반 규정준수 감시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이번 인사의 핵심으로는 박윤영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 꼽히고 있다.

기업사업 부문을 총괄해 온 박윤영 신임 사장은 KT 차기 CEO 선임 당시 구현모 사장과 막판까지 경합을 펼친 9인 중 한 명이다. 

KT가 구현모 사장 임기부터 회장직을 폐지하고 최고위직을 사장으로 두기로 한 상황에서 박윤영 신임 사장 출현은 투톱 체제 구축이자 CEO 권력견제 목적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 또한 “KT의 이번 인사는 조직 슬림화를 넘어 CEO 권한을 대폭 축소 시킨 파격적 행보”라며 “전반적으로 조직이 슬림화됐지만 1개 부문의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각 부문장들의 권한이 커졌고 박윤영 사장 등장에 따라 CEO 독단 또한 어느 정도 예방될 것”이라 전망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