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앞다퉈 진출...저축은행 미지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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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해외송금 시장 진출을 놓고 제2금융권 내에서도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카드사들은 활발하게 시장에 뛰어드는 반면 저축은행업계는 다소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그동안 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해외송금 업무를 카드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도 취급할 수 있도록 빗장을 풀었다.

이민·유학 등으로 해외 거주 내국인이 늘어나고 국내 거주 외국인의 증가로 해외송금 시장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내 해외 송금 시장의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개인 해외 송금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87억2천만달러(10조1천500억원)에서 2018년 말 134억달러(15조5천900억원)로 3년 새 50% 급증했다.

특히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여파로 지금결제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새로운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해외송금 서비스 출시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2월 자사 모바일 앱 ‘롯데카드 라이프’로 이용할 수 있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신료,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 등의 별도 부대 비용 없이 송금수수료 3천~5천원만 지불하면 돼 고객의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현재 10개 통화로 11개국에 송금할 수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캐나다 등 송금 국가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해외송금 서비스 채널 구축을 위한 개발용역 업체 선정을 마친 KB국민카드도 1월 중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다른 카드사들도 해외송금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웰컴저축은행만 해외송금 서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저축은행 최초로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인 ‘웰컴디지털뱅크’에서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부분 고객이 이미 은행이나 핀테크 업체 등을 통해 해외송금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하기가 어렵다”며 “또한 해외송금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채널 구축 등 큰 비용이 필요한데 그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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