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출판/ 앤 카슨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고전 ‘게리오네이스’에서 모티브를 얻어 쓴 어깨에 빨강 날개를 달고 태어난 게리온이 두 살 연상의 아름다운 소년 헤라클레스를 사랑하면서 시작되는 영웅적인 성장 이야기 빨강의 자서전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으로, 게리온과 헤라클레스가 어떻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게리온은 이제 G라는 이름의 소 떼를 돌보는 중년 남자가 되어, 어릴 적부터 써온 자서전은 진즉에 포기한 채,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러시아 초현실주의 시인 다닐 카름스를 읽으며 세월과 함께 시들어가고 있다.

어느 날, G는 우연히 과거의 헤라클레스이자 지금은 군 제대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새드를 만나게 되고, 두 중년의 남자는 차를 몰고 북쪽으로 향한다.

북쪽에는 매서운 바람과 빙하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 추운 땅에서도 섬뜩하고 온화한 목적을 갖고 그를 아래로 끌어당기는 얼음 박쥐들이 있어 삶과 희망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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