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희 두레정치연구소 대표
한창희 두레정치연구소 대표
문규현 신부 등 전주교구 사제들이 22일 오후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신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올렸다고 한다.

여기서 박창신 원로신부는 강론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하며, 책임있는 박 대통령도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도는 우리 땅인데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하면서 독도에서 훈련하려고 하면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해요? 쏴버려야 하지, 안 쏘면 대통령이 문제 있어요”라며 “NLL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 정부는) 노동자·농민을 잘살게 해주자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낙인찍으면서 종북 논리를 선거에 이용, 집권을 연장해 왔다”며 “천안함 사건도 북한이 어뢰를 쏴 일어났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고 한다.

신부님의 말씀이 북한 당국이나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종북세력들의 주장과 너무 흡사하다.

우리나라는 좌우 대립이 심각하다. 종교계에서 어느 쪽을 편들기보다 중립적 입장에서 화해와 용서를 강조하며 대한민국이 잘되기를 기도하는 것이 올바른 종교인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물론 국가기관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선거에 개입했다면 철저히 수사하여 엄벌에 처하고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제도적 개선을 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구조를 보면 북한과 대치하는 기관에 있은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우파성향이 강하다. 국방부, 국정원, 국가보훈처 등은 북한군의 침략에 대비하고, 6.25전쟁에서 피해를 입은 애국지사를 지원하는 부서다. 여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극우성향임은 어쩔 수 없다. 반대로 민주노총이나 전교조등은 좌파성향이 짙다.

북한당국도 댓글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선에 개입하였을 것이다. 국정원이나 국방부 관계기관에서는 본능적으로 이에 대응하였을 지도 모른다. 기왕에 파헤칠 것이면 북한당국의 대선개입, 국내 친북단체의 대선개입활동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문제는 박근혜대통령이 이들의 활동을 사전에 보고를 받고 묵인했거나, 댓글활동을 지시했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상황은 다르다.

박근혜대통령과 이명박 전대통령은 경선의 앙금이 남아있어 별로 사이가 좋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재임기간 박근혜 의원은 여당 내에서 민주당보다도 더 독한 야당 역할을 했다. 세종시 건설을 반대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굴복시킨 것이 바로 박근혜 대표였다. 그 앙금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것 같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전대통령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국정원이나 국방부를 활용할 리가 절대 없다. 우파성향이 강한 국방부나 국정원의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보수적인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을 수는 있다.

이것을 빌미삼아 지난 대선이 마치 부정선거인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민주당의 주장은 대선패배의 후유증으로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천주교 사제들의 집단적인 정치행위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 대선에서 50대와 60대가 주로 박근혜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 이들은 사실 인터넷에 익숙치 못하여 댓글에 큰 관심이 없다. 댓글에 영향을 받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것이 아니라 좌파성향의 문재인후보가 집권하는 것을 싫어하여 차선책으로 박근혜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착각하지 말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한지도 1년이 다돼 간다. 4년 금방 간다.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라기보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곧바로 국민들의 생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경제도 어렵고, 대학을 졸업한 아이들은 취직도 잘 안되고 갈 길이 멀기만 한데 언제까지 지난 대선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헤맬 것인지 국민들은 짜증스럽기만 하다.

여당과 야당이 할 일은 제쳐두고 엉뚱한 싸움만 하는 걸 말려야 할 신부님들까지 정말 왜 이러시는 겁니까?

두레정치연구소 대표 한 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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