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회의서 견해 밝혀…“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지난해 11월 21일 경기도 화성국제테마파크 예정지에서 열린 ‘화성국제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1일 경기도 화성국제테마파크 예정지에서 열린 ‘화성국제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편의점과 전문점의 강세로 이마트가 실적 부진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고객과의 소통을 주문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이마트 2020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언론과 미디어에서는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을 온라인에서 가져갔다고 말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경쟁업체를 비롯해 편의점과 전문점이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누적 매출 14조2천297억원에 영업이익 1천606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0% 급감했다.

이마트의 할인점부문 매출은 8조3천72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 늘어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2천258억원으로 45.5% 줄어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19년 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에서도 지난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간 대형마트의 월별 매출은 지난해 1월과 11월 두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전년동기 대비 하락했다.

반면 같은기간 편의점의 월별 매출은 모두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다. 증가율은 48.7%에 달한다.

이에 이마트는 경영전략회의 3일 뒤인 지난달 20일 전문점사업을 수익성 중심을 재편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 통해 부진한 사업은 접는다는 내용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문점 사업의 적자가 연간 900억원 가량으로 지금이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 일부 전문점은 영업을 종료하고 점포별로도 효율이 낮은 곳은 점차적으로 폐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도 이날 경영전략회의에서 변화를 촉구했다. 강희석 대표는 베인앤컴퍼니 소비재 유통부문 파트너로 일하다 지난해 10월 이마트로 옮겼다. 지난 1993년 이마트 창사 이후 첫 외부 영입이다.

강희석 대표는 다섯가지 경영기조를 발표했다. 원칙에 기반한 경영과 시장·고객 중심 변화, 성과 창출 중심의 새로운 업무 추진 방식 구축, 현장 권한 강화, 수평적 리더십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고객 입장에서 더 나은 변화를 추구하고 비용·손익·현금 창출을 기반으로 하는 경영, 시장 리더에 걸맞는 투자, 현장 책임ㆍ권한 부여, 부서 이기주의 지양 등이다.

올해 경영방침으로는 고객 지향적 상품·가격 제공과 고객 체류시간 극대화를 위한 매장 재구성,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 실행체계 구축, 투자 재원 선제 확보 등을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과의 소통을 당부했다.

그는 “과거 우리 전략이나 회의주제 등에서 고객들이 사라졌다”며 “고객이 우리 이마트에 갖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가격이 비싸고, 친절하지 않고, 원하는 상품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험적인 요소 또한 점점 줄어들고 있어 더 이상 이마트에 올 이유가 없다’는 게 고객의 목소리”라며 “고객은 테이블에서 배제됐고 우리만의 논리로 사업을 분석한 것이 부진한 결과의 주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또 “모든 임직원이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고 다시한번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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